“지방행정 전문가로 대전발전 선봉 서겠다”

▲ 육동일 교수는 최근 대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지방행정을 연구해오고 공부해온 전문가로 내년 대전시장에 출마해 대전의 나아가 방향과 길을 찾는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가 실시된 지 올해로 22년째이다. 사람으로 말하면 어느덧 성년이 지난 나이다. 하지만 애초 민선지방자치에 대해 기대했던 우리 국민들의 기대는 언제부턴지 기대가 절망으로 사라져 버린지 오래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다. 중앙정부에 예산을 의존하다보니 참다운 지방분권을 실현하기 어렵고, 정부의 하부단위로 종속되어온 탓이다. 그리고 민선지방자치 역시 중앙정치의 축소판으로 여야의 정쟁무대로 고착화됐다. 이런 가운데 오래 전부터 지역의 대학 강단에서 올바른 지방자치 실현을 위해 남다른 노력을 해온 교수가 있다. 충청권은 물론 전국적으로‘지방행정의 전문가’로 명성이 높은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육동일(59) 교수가 그 주인공. 육 교수는 요즘도 전국을 누비며 지방행정 토론회와 학술대회는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그만큼 지방행정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최근엔 대통령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육 교수는 최근 내년 대전시장 선거 출마를 결심했다. 그를 만나 지방행정의 현실과 문제점, 향후 나아갈 방향 등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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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께서는 오래전부터 지방행정을 연구, 분석해 오셨는데요. 우리나라 지방행정의 현주소와 지방분권이 정착하기 위한 전제 조건은 무엇인지.

지난 1991년 부활된 지방자치가 22년째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제 성년이 된 겁니다. 지난 기간 지방자치를 통해 우리 사회는 엄청나게 변화했습니다. 우선, 지방자치를 통해 지역주민이 진정한 지역의 주인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지역의 주인은 주민이 아니라 관이었습니다. 관과 민은 주종관계였습니다. 이제 지역의 주인은 주민이고 관은 주민을 만족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서비스기관으로 그 관계에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지방자치 실시를 통해 지역이 안정됨으로서 중앙정국의 혼란과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지역발전에 매진할 수 있었던 것도 지방자치제도 정착의 효과라고 평가합니다.

그러나 문제점도 아직 많습니다. 무엇보다 지방선거가 아직 자리 잡지 못한 채 왜곡되어서 제 기능을 제대로 못하고 있습니다. 지방재정도 여전히 취약해서 지방자치가 2할 자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밖에도 지방의회가 본 궤도에 이르지 못하고 있고, 주민들의 자치의식도 여전히 미흡합니다. 그러나 지방자치는 대한민국이 지역경쟁력을 강화해서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 어렵지만 반드시 가야할 길입니다.

지방자치와 분권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통령과 현 정부의 지방자치와 분권에 대한 인식과 의지를 확고히 하고 중앙집권적 국정운영체계를 지방분권형 체계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교수님께서는 그동안 정당공천제 폐지를 줄곧 주장해 오셨는데요. 특별한 이유라도 있으신지.

지방자치를 부활해서 지금까지 여섯 차례의 지방선거를 치렀습니다. 특히, 2006년 지방선거부터는 지방선거에 정당공천제가 전면 허용됐습니다. 그 결과 지방선거는 본연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중앙정당의 대리전, 정권의 중간평가 형식으로 일관해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의 대표를 제대로 배출하지 못한 채 지방선거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과 무관심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정당공천과정에서 공천헌금이니 공천장사 같은 비리와 부패가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선거과정에서 자행되는 부패와 비리는 나중에 지방자치 출범 후에도 이어져서 그간 중도하차하는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증가해왔습니다. 그로인한 보궐 선거비용도 고스란히 주민들이 부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과 기초지방의원만큼은 정당공천을 배제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습니다. 올바른 지방선거를 통해 지방자치를 정착시키기 위한 이유입니다.






▲지역민들의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갈망이 어느 때보다도 높은데요. 교수님께서는 어떠한 정치철학을 갖고 계신지.

정치는 무엇보다 지역주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줘야 합니다. 꿈과 희망을 잃은 국가와 지역은 반드시 멸망한다고 했습니다. 정치지도자는 희망을 파는 상인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지금 우리 지역은 경제적으로 굉장히 어렵습니다. 지역은 총체적으로 정체와 쇠퇴의 징후가 뚜렷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지역민들은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동안 정치와 행정의 지도자들이 지역의 다음 세대들이 무슨 일을 하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철저히 준비하는데 소홀했습니다. 따라서 지역민들은 정치에 대해 크게 불신하고 있고,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우선 지역의 정치는 지역이 앞으로 가야 할 방향 즉 비전을 제시해서 희망을 제시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민들과 더 많이 소통해야 합니다.

정치는 시민여상(視民如傷)과 같이 하라는 선현의 가르침이 있습니다. 정치는 백성을 다친 사람처럼 여기고 정성껏 돌보고 어루만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요즘 정치인들이 새겨들어야 할 교훈이요 정치철학입니다.

▲ 지난 23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위원 위촉장을 수여받는 육동일 교수.


▲내년 대전시장 유력후보로 물망에 올랐는데요. 출마한 배경과 앞으로 언제쯤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할 것인지 궁금합니다.

대전은 지금 중대한 전환기에 놓여있습니다. 세종시의 발전, 충남도청의 이전, 원도심의 공동화 등 심각한 환경변화로 시민들이 크게 고통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오래전부터 예상되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0년간 근시안적이고 안이한 대전 시정으로 말미암아 지금은 총체적인 난맥상이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이제 대전은 변해야 합니다. 시장의 리더십이 변해야 하고 시 공무원들의 시각과 자세가 변해야 합니다.

대전은 이제부터 철저한 변화를 통해 시민과 함께 보다 멀리, 보다 넓게, 그리고 보다 깊이 가야합니다. 저는 지난 20년 동안 대전발전과 변화를 지켜보면서 대전이 앞으로 가야할 비전과 목표, 전략과 정책들을 철저히 준비했습니다. 이제 대전이 처한 이 어려운 상황을 그대로 묵과할 수 가 없습니다. 저는 대전 중흥의 신화를 다시 한 번 창조하기 위해 나설 때가 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용기를 내서 출마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공식적인 출마선언은 연말 전에 서두르지도 그렇다고 늦지도 않게 할 예정입니다.

▲ 대전시장이 갖춰야 할 덕목과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다음 대전시장은 매우 중요합니다. 어려움에 놓여있는 대전시와 시민들을 이끌 대전 시장은 최소한 다음 네 가지의 덕목과 자질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첫째, 대전 시장은 대전의 새로운 비전과 발전전략을 제시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비전이 시민들과 공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대전은 그동안 여러 번의 어지러운 선거과정을 거치면서 출신지역간‧세대간‧계층간 분열과 갈등이 심각합니다. 대전 시장은 이제 대전을 하나로 이끌 수 있는 화합과 통합의 리더십을 갖춰야 합니다. 그러려면 과거의 구태와 관행에 물들지 않은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셋째, 소통과 참여의 리더십입니다. 대전의 정책이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주요인 가운데 하나가 시민과의 소통부재입니다. 소통은 일방적인 공보나 홍보가 아닙니다. 시민과 함께 시정을 공동 결정할 수 있는 제도와 문화가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대전과 시민들이 기대하는 대전 시장은 깨끗하고 참신한 시장입니다. 그래야만 활력을 잃고 침체된 대전에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힘을 갖습니다.

▲대전 시민들은 경제 불황과 맞물려 오랫동안 경제난을 겪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대전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구상한 것이 있다면.

대전의 경제난은 심각합니다. 주 요인은 대전의 경제구조에 있습니다. 대전경제의 80%이상은 서비스산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도‧소매, 요식업 등 부가가치가 높지 않은 서비스 산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경기에 민감하고 단기적으로 경제 불황을 탈피하기도 어렵습니다.



저는 대전을 진정한 과학 도시로 완전 탈바꿈해서 지역발전 특히 경제발전에 연계시키려 합니다. 연구단지가 대전에 있고 앞으로 과학벨트의 거점지구가 된다 해서 과학도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명실상부한 과학도시는 연구단지와 과학벨트를 통해 대전에 과학과 관련한 일자리가 창출되어야 합니다. 과학과 관련된 첨단산업과 지식서비스산업이 발전되어 시민들의 소득이 증대되어야 합니다.

지역대학에서 육성한 지역의 인재들이 연구단지와 과학벨트에 들어가서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저는 대전을 2030년까지 세계 10대 과학 도시로 발전시킬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고, 세계적인 과학도시 대전이 대전의 지역발전과 함께 시민행복으로 연계되도록 하는 정책과 전략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현재 민선5기 대전시정의 가장 큰 딜레마라면 도시철도 2호선 건설과 과학벨트 추진이라고 보는데요. 앞으로 이러한 주요 현안을 어떻게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도시철도 2호선이나 과학벨트 사업이 큰 딜레마에 빠진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대전발전의 큰 비전과 밑그림 없이 대전시의 모든 사업들을 단편적이고 졸속적으로 추진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도시철도 2호선은 그 노선과 건설방식이 대전교통은 물론 대전경제, 대전교육‧관광‧문화 등 대전 도시발전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따로 떼어 보아서도 안 되고 대전의 행정구역내에서만 보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더 멀리, 더 넓게, 더 깊이 봐야 합니다. 다시 한 번 종합적으로 철저하게 분석해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둘째, 시민과의 소통부재로 시민적 공감대 형성을 생략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이제는 시민들의 공감대가 마련되지 않고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사업결정 전에 시민들에게 늘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의견수렴을 충분히 거친 다음 공감대를 형성하고 설득해야 합니다. 시민이 대전시의 주인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동안 교육자로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과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저는 교수로서 그리고 교육자로서 매 순간이 행복했습니다. 내년이면 제가 충남대 강단에 선지가 30년이 됩니다. 지난 기간, 저는 많은 훌륭한 제자들을 배출했고, 많은 제자들로부터 과분한 존경과 신뢰를 받아왔다고 자부합니다. 또 그렇게 되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해 연구하고 가르쳤습니다. 좋은 연구를 하면서 잘 가르치기 위해 다양한 도전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았습니다. 대학 상아탑에만 머물지 않고 지방자치와 지방행정의 현장에 나가 소통하고 체험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언론과 방송에도 참여해서 국민과 시민들과의 소통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얻을 수가 있었습니다. 교수로서 모든 것이 보람이고 행복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 행복감에만 젖어 있을 수 없습니다. 제가 그동안 받은 존경과 신뢰를 이제 봉사를 통해 되갚아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지역발전을 위해 제가 해야 할 역할입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열심히 노력하면서 살아오는 과정에서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하지 못한 점입니다. 가족들이 고맙고 미안할 뿐입니다.

▲교수님만의 강점은 무엇이며 앞으로의 계획은.

저는 강점보다 약점이 많은 사람이지만 굳이 물으신다면, 저는 그동안 쌓아온 전문성과 다양한 경험을 통해 냉철한 판단력과 균형감각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대전을 정말 사랑하고 대전 시민들을 보다 사랑하는 열정을 제 가슴에 항상 가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매사에 철저히 준비하고 신중하게 생각하지만, 기회가 되면 단호하게 결단을 내리는 것도 제 강점으로 생각합니다.

앞으로 할 일이 많습니다. 제가 설립한 미래지방자치발전연구원도 개원식과 함께 활동을 시작해야 하고, 교수 30주년을 기념하는 출판회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한 선거를 위한 준비도 착실히 해나갈 계획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성원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최선을 다해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해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담 = 이정복 정치행정부장



◆ 주요 약력

대전중앙초등학교 졸업
대전중학교 졸업
경기고등학교 졸업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
미국 University of New Haven 경영대학원 졸업
미국 Columbia University 정책 및 행정대학원졸업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
충남대 사회과학대 학장 및 행정대학원 원장
한국지방자치학회 회장
대전발전연구원장
대통령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위원

◆ 저 서
행정도시가 희망이다 (2005, 충남대 출판부)
지방자치의 길을 찾다 (2009, 비주얼 스톰)
국민행복시대 지방분권과 자치행정 (2013, 충남대 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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