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은 정치의 기본… 통합의 시장 되겠다”

대전지역에서 정치적 소신과 뚝심으로 잘 알려진 정치인이 있다면 바로 권선택 전 국회의원을 꼽을 수 있다. 그가 오는 6·4지방선거 대전시장 출마를 위해 민주당 예비후보로 나섰다. 권 예비후보는 최연소 행정고시 수삭합격으로 이른 나이에 공직에 첫 발을 내디뎠고, 중앙과 지방행정을 넘나들며 다양한 행정경험을 쌓은 정통 행정가이기도 하다. 이런 그가 지난 17·18대 국회의원에 당선, 여의도에 입성해 풍부한 정치경험까지 쌓았다. 권 예비후보는 소통을 강조한다. 그래서 그가 최근 출판한 책 표지 이름도 ‘경청’ 이다. 현재와 같이 소통이 부족한 사회에서 올바른 정치를 하려면 시민들과의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래서 그는 요즘에도 항상 전통시장은 물론 지역의 곳곳을 누비며 시민들과 만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이에 대전투데이는 권 예비후보를 만나 그의 정치철학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인터뷰 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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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장에 출마하려는 이유는 뭔가. 시장이 되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대전은 현재 기로에 서 있다. 대전은 지난 100년간 경부선과 호남선 등 교통의 요충지로 전국에서 가장 고도로 성장한 도시였다. 하지만 앞으로의 100년을 생각할 때 대전의 미래는 그리 밝은 편이 아니다. 당장 내년부터 호남선 KTX가 서대전역을 경우 하지 않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대전의 미래비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할 때이다. 이런 점에서 대전시 정무․행정부시장을 역임했고, 주민들의 지지에 힘입어 두 번이나 국회의원을 지낸 제 자신의 대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보다 대전을 잘 알고 있고, 중앙행정관료 생활도 오래해 행정에 대한 이해도 풍부하다. 국회의원을 통해 정치력도 갖추고 있어, 행정경험과 정치 노하우가 겸비된 후보라 생각한다. 지역 간․계층 간 갈등을 해소하고, 대전을 하나의 힘으로 모을 수 있는 용광로와 같은 통합형 시장 이 되고자 한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신당이 창당되는데, 이에 대한 예비후보의 생각은.

두 정치세력이 힘을 합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하고 환영한다. 추구하는 목적이 같고 지향점이 같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다. 분열이 아닌 통합의 정치를 가야하는 것은 시대적인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또 국민에 대한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이것을 무시하고 저버리는 것은 정당으로서의 기본 도리를 벗어난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분명하게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린 것에 대해서는 엄중한 심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후보선출과 관련해서는 신당의 당헌당규가 확정되면 그것에 따라서 공정한 방식으로 경선이 이뤄질 것이라 믿는다.

▲최연소 행정고시 수석 합격한 것으로 안다. 어릴 적 공부를 잘했나.

보문산 뒤편 안동 권 씨 집성촌인 중구 목달동에서 3남4녀 중 맏아들로 태어났다. 당시 오지나 다름없는 목달동 유일한 학교인 산서초등학교에 6살에 입학했다. 학교에 가면 신나는 일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빨리 초등학생이 되고 싶은 생각이었다. 키는 작았지만 공부는 곧 잘 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어릴 때는 키가 작아서 늘 교실에서 제일 앞자리가 내 차지였다. 하지만 오히려 작은 키가 남을 더 우러러 보고 더 열심히 봉사하라는 운명인가 싶을 때도 있다. 손 재주가 있어 썰매를 만든다거나 나무를 깎아 기타를 만들기도 했고 친구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해결사 역할하는 등 ‘목달동 맥가이버’쯤 됐었다. 하지만 수재들이 모이는 대전중학교 입학시험에서 낙방, 충남중학교에 입학했다. 열심히 공부해서 대전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서울대 입시에서 또 한 차례 고배를 마시고 성균관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줄곧 평단한 길을 걸었던 것은 아니었고 공부를 꽤 잘하지는 않은 것 같다.
대학교 2학년 때 행정고시를 준비, 도시락 두 개를 싸들고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하며 잠자는 시간 빼고는 공부를 했다. 머리가 좋아서 행정고시에 합격한 것이 아니라 지독하게 집중해 공부했다. 지금도 공부는 머리가 아니라 엉덩이로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공직생활 중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다면?

23살 때 충남도청 수습사무관을 시작으로 청와대 인서비서관까지 27년간 공직생활을 했다. 지방자치제가 도입되던 1995년 내무부 지방기획과장, 지방행정과정을 맡아 행정구역개편을 주도, 지방자치 시대 개막의 토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라면 119구조대 탄생의 기초를 마련한 일이다. 전에는 119전화는 단순 화재를 진압하는 소방업무만 담당했다. 내무부방호계장시절 소방업무 뿐 아니라 각종 안전사고에 대처하는 시스템을 접목, 국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종합재난 시스템인 119구조대를 창설해 자부심을 느낀다. 119구조대는 국민을 위한 행정의 새로운 이정표로 지금도 길을 가다가 119사이렌 소리를 들으면 오늘도 위기에 처한 누군가의 귀한 생명을 119구조대가 구할 수 있기를 마음속으로 간절히 빌기도 한다.

▲후보의 공약을 간단히 설명해 달라.

대전을 ‘시민이 행복한 도시, 미래로 나아가는 도시’로 만들겠다. 이를 위한 5대 정책비전으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시장 ▲원도심을 활성화 ▲다 같이 누리는 복지제도 ▲과학과 교육, 그리고 문화예술이 융합하는 과학문화도시 ▲사람을 생각하는 친환경·교통도시를 추진한다. 우선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다. 가장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취업 알선, 고용기업에 대한 지원, 정보 및 기술 제공, 교육훈련 등을 담당하는 가칭 ‘청년인력공단(公團)’을 설립해, 청년들의 취업난을 획기적으로 해결하겠다. 대덕특구의 R&D기능과 연계한 고부가가치 산업, 서비스 산업 육성에도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특허도시의 특성을 살려 특허 벤처기업을 집중 지원하고, 도시농업도 적극 육성하겠다. 원도심 활성화는 3원칙을 세웠다. 첫째, 지역 간 균형발전 정책 추진 둘째, 신도시 추가 조성 억제 셋째, 주민 주도형의 차별성 있는 개발정책 우선이다. 이를 위해 ‘도심재생아카데미’를 운영하겠다. 아카데미에서 도심재생 코디네이터를 키워내 주민 주도형 원도심 활성화 계획을 이끌도록 하겠다. 시장 직속기관으로 가칭 ‘도심재생추진본부’도 설립하겠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이 ‘경청’ 이란 제목의 책을 냈다. 권 예비후보와 같은 제목인데, 경청의 의미는 무엇인가.

우연의 일치이지만‘경청’을 책 제목으로 택한 것은 소통하지 못하는 ‘불통’ 의 시대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 것이다. 또 자치단체 리더로서 갖춰야 할 덕목으로 ‘경청’을 선택한 것이다. 소통의 기본은 경청이다. 소통이 돼야 시민들과 공감하고, 이를 바탕으로 살고 싶은 대전, 후손에 물려주고 싶은 대전을 만들 수 있다.

▲서대전역 호남선KTX 경유를 주장하고 있는데.

대전은 대전역과 서대전역을 중심으로 발전한 교통도시다. 특히 서대전역은 호남선 개통 뒤 대전과 호남의 인적, 경제적 교류와 상호 발전을 이끌었다. 하지만 2015년에 호남선 KTX가 개통되면 교통중심지 역할은 사라지고 KTX경부선만 남게 된다. 주변 상권은 물론 대전의 미래도 암울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여수나 목포로 가지 위해 호남선 KTX를 타려면 오송이나 공주로 가야하는 불편함 이외도 서대전역 주변 상권은 침체되는 등 도심공동화를 피할 수 없다. 호남선 KTX서대전역 경유는 선거에 이용한다는 시선보다 대전 발전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시선을 접근해야한다. 선거를 떠나 호남선 KTX 서대전역 경유는 대전의 미래 100년을 위해 꼭 필요한 사안이다. 대전시민이라면 모두가 발 벗고 나서야 한다.

▲ 도시철도 2호선에 가칭 ‘하나로’를 제안했다.

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 결정을 다음 시장 때 하자는 의견에 여러 후보들이 동의하고 있다. 염홍철 대전시장이 임기 안에 결정하겠다는 것에 많은 후보들이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저는 여기서 더 나아가 도시철도 기종과 건설방식까지 제안해 다음 시장의 결정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하나로’는 트램을 이용해 교통소외지역(대덕구), 교통혼잡지역(관저동) 등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자는 데 목적이 있다. 트램은 지하철이 닿지 않는 곳에 노면전철로 1호선 역과 연결하고 승객이 환승하는 게 아니라 기관차가 직접 지하로 들어가 1호선 레일을 이용해 다음 역까지 운행하는 개념이다. 대덕구나 테크노밸리, 관저지구 등 교통 소외지역을 연계하도록 하는 방식이 도시철도 ‘하나로’다.


▲ ‘시민이 행복한 대전’을 만들겠다는데, 어떤 뜻인가.

모든 시민이 인간으로서 최저생활을 보장하고, 평균적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도록 소득·고용·의료·주거·교육 등 핵심 분야의 ‘대전시민복지기준선’을 제정·운영할 것이다. 이 기준선에 못미치는 부분은 강한 정책을 펴서 행복한 삶을 누리는 대전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좋은 일자리를 나누고 노인 및 장애인, 1인 가구, 직장 여성에 특화된 ‘맞춤형 복지제도’를 만들고, 우리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다닐 수 있는 도시가 행복한 도시일 것이다.

▲지역민들에게 호소하는 한마디.

저는 분열과 갈등을 해소하는 통합의 시장이 되고 싶다. 구도심과 신도심, 가진 사람과 못 가진 사람, 진보와 보수, 그리고 세대 간 갈등으로 얼룩진 대전을 지역과 계층, 이념과 세대를 뛰어넘어 ‘하나로 통합된 대전’으로 만드는 것이 나의 꿈이다. 대전은 충청인 뿐 아니라, 영남과 호남 등 여러 사람들이 편 가르지 않고, 배제 당하지 않고, 함께 어울려 사는 열린 도시·융합의 도시로 나아가야 한다. 시장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자리가 아니라, 시민이 원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누구나 대전발전의 적임자를 자처하지만, 누구나 대전발전을 이룩할 수는 없다. 관록만으로 좋은 리더가 될 수 없고, 패기와 열정만으로 뛰어난 리더가 될 수는 없다. 대전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서는 검증된 정치력과 행정에 대한 풍부한 이해, 시민과 함께하는 소통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저는 살아 꿈틀대는 역동적인 대전을 만들겠다. 공직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열심히 자기 직분을 다하는 대전을 만들겠다.

대담 = 이정복 정치행정부장 ․ 정리= 김정환 기자



<권선택 민주당 대전시장 예비후보 주요 약력>

▲충남중학교 졸업

▲대전고등학교 졸업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한남대학교 지역개발대학원 도시계획학 석사

▲ 대전대학교 대학원 행정학 박사

▲행정고시 최연소 수석합격

▲충청남도 기획관
▲ 민정비서실 행정관

▲ 대전광역시 기획관리실장

▲ 대전광역시 정무부시장, 행정부시장

▲ 제17․18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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