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교육 역점 … 선진교육도시 위상 구축”

[대전투데이 세종= 이정복 기자]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취임 후 지난 1년의 세종교육을 평가하면 “조용함 속에서 혁신을 일궜다”로 요약된다. 기존 세종교육이 추구한 교육프레임에 선진교육을 접목해 행복도시로써의 교육위상을 구축한 것이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을 만나 지난 1년동안의 세종교육의 성과와 과제에 대해 인터뷰를 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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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교육행정을 이끌어 온 소감은?

작년 7월 취임식을 갖고 업무를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취임 1주년이 벌써 코 앞으로 다가왔다.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게 바쁜 나날들이었지만 뒤돌아보니 참 의미 있는 시간들이었다.

우선, 취임 직후부터 학생 및 학부모, 교사 등 교육공동체와 시민들의 세종교육에 대한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하였다. 이를 토대로, 세종교육이 나아갈 비전으로‘새로운 학교 행복한 아이들’로 정하고 지표를 ‘생각하는 사람 참여하는 시민’으로 정했다.

이는 그 동안 입시위주, 행정 중심의 비정상적인 학교 교육을 교수-학습 중심으로 변화시키고 그 속에서 배움의 즐거움도 느끼고, 친구를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며 모두가 성장하는 공간으로 거듭나자는 것이다.

현재 5개의 혁신학교가 지정되어 새로운 학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54개 교사 연구회가 결성되어 활동하고 있다.

또,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네트워크가 만들어지고 있으며, 학생들도 학생회 연합동아리를 구성하는 등 학교공동체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취임 당시 기대감에 자신감이 더해지고 있는 요즘이다.


▲교육감이 돼서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이 무엇인가. 지금 그 일을 잘 하고 계신가?


학교가 진정한 배움과 가르침의 장이 되는 것. 학교에서만큼은 우열이 존재하지 않고, 똑같이 존중받는 것.

학교에서는 빈부가 없고, 권력의 많고 적음이 없는 것. 그런 학교에서 아이들이 행복하게 생활하는 모습을 늘 꿈꿔왔다. 어릴적 그런 행복을 맛보아야 커서도 자존감을 가지고 씩씩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새로운 학교. 행복한 아이들’을 세종교육의 비전으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는 말단 공무원이 아닌 교육전문가로 변화해야 하고, 학교는 연구와 실천의 전문학습공동체로 거듭나야한다.

아울러, 고교평준화로 무한 경쟁에서 벗어나 교육본래의 자리로. 초등학습도우미로 늦은 아이들을 격려하고 있다. 무상급식으로 빈부의 차이 없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하고 있고, 교사들이 학생들과 함께 교육만을 생각할 수 있도록 교무행정사도 배치했다.

마음을 아파하는 학생들을 살피기 위해서 상담사 또한 추가 배치했다. 이 모든 것이 학교의 문화, 학교의 역할을 새롭게 바꿔보려는 시도로 봐주시면 된다.

▲‘세종교육’이 다른 도시와 비교해 우위에 선 강점이 있다면 세 가지만 꼽아 달라. 반대로 다른 지역에 비해 열악한 단점이 있다면 세 가지만 꼽아 달라?

세종교육은 새로 만들어지는 도시와 더불어 새롭게 만들어지는 교육환경으로서 긍정적인 요소와 더불어 어려운 점 역시 지니고 있다. 현재 세종교육이 자랑할 수 있는 몇 가지는 우수한 교육 인프라와 성장가능성으로 정리된다.

우선, 교육의 질을 좌우하는 학급당 학생 수가 세종시는 모두 25명 이하로 교실환경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또, 새로 설립되는 유치원들도 모두 공립단설이다. 91%에 육박한 연령별 학급편성으로 발달단계에 맞는 유아교육이 가능하다. 가장 긍정적인 것을 꼽자면 새로운 교육체제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점이다. 여러 학교를 한데 묶어 일반계고등학교이면서도 인문, 과학, 예술 등을 가르칠 수 있는 캠퍼스형고등학교가 대표적인 예다. 반면, 단계적으로 이어지는 학교 설립으로 자연스레 학교 간 서열화가 생기고 있다. 교육의 질은 같으나 먼저 안정화된 학교를 선호하면서 학교 간 서열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학생수요 예측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전입하면서 학교용지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해 나타나는 일부학교의 과대화, 각종 공사현장으로 불안한 통학환경들을 단점으로 들 수 있다.

▲학교혁신을 위해 어떤 사업을 펼칠 것인가?

세종 학교혁신의 목표는 행정중심의 학교를 교수학습중심 학교로 만들고 그 안에서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배움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15년에는 5교의 혁신학교를 지정운영하고 있다.

아직 초창기라 그 성과를 논하기엔 이르지만 혁신 학교의 문화가 민주적, 개방적, 소통중심으로 변화하고 이 문화를 바탕으로 교육과정과 수업이 학습자 배움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반가운 이야기들이 들린다.

내년에는 이들 혁신학교들이 도전적으로 실천한 학교 혁신의 노력들을 일반학교들과 나눌 것이다. 또한 혁신학교를 추가로 지정하여 그 폭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학교혁신을 이루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선생님들의 자발성과 전문성이다. 선생님들의 자발성을 북돋우고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학교단위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만드는 것에 보다 더 집중하겠다.

올해 우리 교육청에서는 학습공동체 선도학교 10교를 지정하여 지원하였고 44개에 이르는 다양한 교사연구회를 조직 운영하고 있다. 또한, 교육청의 학교현장 지원 기능을 최대・최적화하겠다. 현장 중심 학교혁신을 위해 우리 교육청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

▲고교평준화에 대한 관련 조례가 통과됐다. 앞으로의 시행을 위한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가? 또 고교 평준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향후 어떤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나?

고교평준화는 일방적으로 추진할 수 없다. 추진 절차 자체가 바로 여론 수렴의 절차이기 때문이다. 현재, 세종시 일반계 고등학교의 수는 10교, 고교 평준화를 시행하려는 2017학년도는 13개교로 벌써부터 중학생들이 선호하는 고등학교가 두드러지고 있다.

학교의 교육여건은 똑같다. 교사들의 질이나 교육내용, 방법이 모두 같다는 것이다. 다만 개교시기가 늦을수록 비선호 학교 대상이 되고 있다. 학교 서열화문제가 심각해지는 양상이 있어 서열화가 고착되기 전에 평준화를 해야 한다. 현재 충족성 연구를 진행했고, 관련 조례도 지난달 28일 시의회 심의를 통과했다.

앞으로, 공청회나 간담회를 통하여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여론조사를 오는 10월경에 실시할 계획이다. 시청 등 관계기관과의 수시 협의를 통하여 통학여건이 원활하도록 할 것이며 그래도 불편할 경우 통학버스 운영도 고려하고 있다.


▲지방교육재정난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며, 재정난 해소를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인가?

국가재정여건 악화로 우리교육청에 교부되는 보통교부금이 감소하고 신설학교 증가에 따른 재정수요가 대폭 증가해 재정이 어려운 상황이다. 더불어, 정부의 교육복지 정책인 누리과정 재정 부담까지 시도교육청에 떠넘기고 있어 중앙정부 이전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시도교육청 재정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누리과정 재정부담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또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5% 증액(기존 내국세의 20.27%ð25.27%)을 통하여 교육재정을 확충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세종특별자치시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에 세종시 재정건전성 제고를 위해 보통교부금의 25%이내에서 보정액 지원 특례가 있으나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에서 특례 지원 규모를 자의적으로 축소 규정하고 있다.

세종교육 재정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법률 취지에 부합하도록 보통교부금의 25%를 의무적으로 보정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도 필요하다 생각한다.

▲세종시정도 그렇지만, 교육문제와 관련해서도 신구지역 주민의 갈등이 표면화되거나 구지역 주민의 박탈감이 불거지기도 한다. 교육의 균형발전을 위해 어떤 해법이 필요한가?

우선, 시설격차에 대해서는 출범 당시부터 읍면지역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시설환경개선 집중투자를 하여 학급당 학생 수를 25명으로 개선하였다. 또한, 1개교를 뺀 모든 학교가 공립으로 구성된 현황을 비추어 보면 전국 공모와 신규임용을 통해 영입한 우수 인적자원으로 교원들의 격차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하다.

올해부터 본격 운영되는 세종혁신학교와 학습공동체 선도학교들도 도농 복합도시 특성에 맞게 신도시와 읍면지역에 분산 배치했다.

연동과 연서의 읍면지역 혁신학교들은 농촌지역 여건에 맞는 교육과정을 탄력적으로 편성・운영해 학교문화를 개선하면서 체험, 토의・토론, 협력, 융합수업으로 학생들 개개인의 자기주도적 학습력을 키우게 된다.

아울러, 우리교육청도 원도심 균형발전을 위해 조치원읍에 위치한 구청사를 세종시 창조경제 혁신센터, 교육연구원의 강의실과 컴퓨터실, 공무원 등 노조단체 사무실과 회의실 등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또한, 교육연수원과 유아교육진흥원 그리고 스마트교육정보원 등 직속기관들을 조치원읍 지역에 설립할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몇 년 전부터 교육을 바라보는 시각과 생각들이 바뀌고 있다. 아이들이 얼마나 많이 암기하고 시험을 잘 보기보다는 얼마나 즐겁게 배우고 얼마나 행복하게 생활하느냐를 고민하고 있다.

추구하는 인재상도 바뀌고 진정한 학력관에 대한 관점도 달라지고 있다.

일시적인 시험성적이 아닌 배운 것을 깊이 이해하고 응용하며, 새로운 지식을 스스로 습득할 수 있는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이 필요한 현 시대다.

세종시에서 새로운 교육, 새로운 희망을 만들려 한다. 진정한 교육, 다양한 배움, 깊고 넓은 학력이 세종시에서 이상이 아닌 현실로 실현하겠다. 열심히 해보겠다. 다만, 학부모님들이 함께 하셔야 한다. 우리 아이들에 대한 교육은 함께 만들어가는 희망이기 때문이다. 교육청 전 직원은 혼연일체로

세종교육의 기반을 더욱 탄탄히 다지고자 한다. 세종교육이 우리나라 공교육의 새로운 비전과 모델을 제시하고
선도 역할을 해나갈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경주겠다.

대담= 이정복 정치행정부장·정리= 김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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