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학생 눈높이 교육 … 특수교육 외길 ‘33년’ ”

[대전투데이 대전= 이정복 기자] 학생들에게 아버지로 또는 삼촌처럼 다정다감하면서 인성교육을 몸소 펼치고 있는 교사가 있다. 30여년 동안 특수학교 외길 교사 인생을 걷고 있는 대전혜광학교 최영철(59) 교감이 그 주인공. 최 교감이 근무하고 있는 대전혜광학교는 정신지체 공립 특수학교다. 다른 일반학교에 비해 학생들을 지도하기에 배로 힘든 곳이지만 그의 얼굴엔 그늘진 모습이 없다. 오히려 일반학교 선생님들보다 더 밝고 긍정적인 삶을 실천하고 있다. 그래서학생들은 그를 많이 따른다. 그는 형식적인 것을 싫어한다. 형식적인 교육 자체가 특수학교 학생들의 정서에 좋지 않기 때문이다. 특수학교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맞춤형 교육이 바로 최 교감이 지향하는 교육철학이다. 최 교감이 특수학교 교사로 첫발을 내디딘 것은 지난 1982년 4월이다. 올해로 특수학교에 재직한지 33년째이다. 그가 처음 특수학교 교사로 부임받은 곳은 대전맹학교다. 당시엔 사회 정서상 특수학교를 바라보는 시각이 지금과는 현저히 달랐다. 소위 장애인이라는 편견과 냉대가 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특수학교 교사로서의 삶도 그리 녹록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어려울때마다 특수교사로서의 사명감을 항상 간직하며 후학양성에 매진해왔다. “어려운 이웃을 내 가족처럼 대하자”라는 그의 생활철학이 특수학교 교사로서 전념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 특수교육 발전에 큰 기여

그는 대학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우리나라가 경제개발이 한창인 1982년 4월 대전맹학교에 부임하게 된다. 그는 대전맹학교에 부임 후 학급경영을 장애학생들에게 적합하도록 개선하는데 주력했다. 당시 대전맹학교의 교육시스템은 일반학교와 별반 다를 것 없이 교육프로그램이 이뤄져 학생들 교육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는 1992년 3월 교육부로부터 중학부 체육교과서 집필위원으로 위촉돼 1994년 12월까지 3년 간 시각장애학교용 중학부 체육교과서를 공동 집필해 시각장애학생들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1992년 3월부터 1994년 2월까지 대전맹학교가 교육부지정 연구시범학교로 지정되자 시각장애 특수학교 중학부와 고등부 전 학년의 기술과목의 학교교육과정 편성과 적용에 관한 연구를 맡아 시각장애 특수학교 학교교육과정 개발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뿐만아니라 그는 대전맹학교에서 시각장애진단평가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고, 시각장애 특수학교 중등부 교육과정 및 기술과의 학교교육과정 편성과 적용에 관한 연구를 맡아 시각장애학교 교육과정 개발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다.

그의 이러한 노력은 당시 낙후된 우리나라의 시각장애인 교육의 새 지평을 연 것이다. 그래서 그는 다양한 특수학교 저서를 출판하게 된다. 그는1998년 대구대학교로부터 특수학교 1종교과용 도서(치료교육활동)의 편찬 검토·심의 위원으로 위촉돼 1999년 12월까지 그 임무를 충실히 해냈다. 또 1999년 3월 교육부의 교육연구팀으로부터 위촉받아 , 교사 4명과 함께 시각장애인이 컴퓨터를 사용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책자 <시각장애인을 위한 컴퓨터 길라잡이>를 공동 집필하고 지도교사로의 자질향상을 위해 워드프로세서 자격 및 정보통신기술자격을 취득했다. 2001년엔 ‘장애학생 전환과정 모형개발 및 자료개발연구’ 협력연구원으로 연구하고, ‘그것은 극복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을 공동집필하기도 했다.

▲장애학생의 체육발전 큰 ‘공헌’

최 교감의 장애학생들에 대한 교육프로그램 개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장애학생들의 체육발전에도 큰 공헌을 했다. 그는 시각장애학생들의 운동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맹인야구,골 볼, 맹인배구, 맹인탁구, 맹인축구등 각종 종목을 시각장애학생들의 접하도록 보급하는데 주력했다.

지난 1982년 제1회 전국시각장애학생 야구대회를 대전맹학교에서 개최하자, 시각장애인 야구규칙안을 만들고 전국 시각장애학교의 체육교사들과의 협의회를 이끌어 우리나라 최초의 공식 야구 규칙을 만드는데 크게 공헌했다.

그 결과 대전맹학교가 교육부장관기 전국시각장애학생 야구대회에서 연이어 4년간 우승하는데 크게 공헌해, 우승기를 영구히 간직하는 최초의 학교가 됐다.

특히 1982년 제2회 전국장애인 체육대회때부터 2007년 제27회 대회까지 26년간 단 한번도 빠지지 않고, 대전의 장애인 선수단을 지도,출전시켜 우수한 성적으로 대전시의 명예를 드높이는데 공헌했다. 1988년 서울장애인올림픽대회때에는 운영요원으로 활약해, 그 공을 인정받아 당시 보건사회부 장관으로부터 우정장을 받는 등 국위를 크게 선양했다.

그는 대전시의 모든 시각쟁인 관련 체육대회와 흰 지팡이의 날 문화 체육행사를 도맡아 진행해왔고, 시각장애학교 1종도서 <중학체육 1학년, 2학년, 3학년>을 집필해 전국 시각장애 학교 의 중학교 교과서로 사용했다. 그는 2004년 10월 해마다 개최하는 대전 장애인체육대회에 임원으로서 계속 활동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전시 장애인연합회장으로부터 공로상을 받았다.

▲장애학생 보행훈련과 치료교육 ‘앞장’

최 교감은 시각장애학생들로 하여금 보행훈련과 일상생활을 통한 치료교육활동을 통해 시각장애학생들이 스스로 걷고 생활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1998년 11월 대구대학교로부터 시각장애학생들의 생활적응훈련과 보행지도를 위한 1종도서의 편찬,협의,검토 위원으로 위촉돼 활동 중이다. 2000년엔 특수학교 학생들의 보행훈련을 돕기위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생긴 보행지도사 연수를 180시간 이수 후, 2001년 최초로 보행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또 대학에서 ‘시각장애아 교육’ ‘점자 및 보행훈련지도’ 등의 강의로 점자와 흰지팡이 사용법을 보급했다.

특히 그는 장애학생들의 정서순화를 위한 취미활동 지도에도 큰 기여를 했다. 1985년 12월‘수지침동호회’를 구성해 학생들을 지도한 결과, ‘고려수지침연구회’로 부터 감사장을 받기도 했다. 1990년엔 아무추어무선사 자격증을 취득, 대전맹학교에 ‘HAM’을 구성, 상당수의 시각장애인 학생들이 자격증을 받아 졸업 후에도 여가선용에 큰 도움을 주었다. 또한, 1998년 교 과교육연구활동의 일환으로 <나도 햄이 될 수 있다>를 공동 집필하기도 했다. 또한, 교도교사 자격증과 훈육지도사 및 성교육/성상담 전문가 자격을 취득했고, 상담심리 교육전공의 석사과정을 이수해 1급 전문상담교사 자격을 취득하고 청소년 자살 예방교육전문가 과정을 이수하는 등 고민이 많은 청소년기 시작장애학생들의 상담자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 현재는 공주대학교와 건양대학교의 특수교육과에 외래강사로 위촉돼 점자 및 보행훈련지도, 시각장애교육 등의 강의를 실시하고 있고, 2010년부터 현재까지 대전특수교육연구협의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장애학생 교육의 성공적 모델 제시

그가 현재 재직중인 대전혜광학교는 정신지체특수학교다. 그가 이곳에서 근무한지도 올해로 벌써 7년째를 맞고 있다. 그는 이 곳에서도 장애학생들을 위한 끊임없는 교육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그는 대전혜광학교 학교기업 운영을 통해 지역사회와의소통 강화에 힘썼다. 학교기업의 수입금을 학생 장학금과 학부모에 대한 효은회 행사비용으로 사용하는 등, 지역사회에는 장애 학생들에게 대한 인식 개선을 돕고, 학부모에게는 장애학생 자녀에 대한 희망과 가능성을 갖도록 했다. 또 원활한 학교기업 운영을 위해 2015년도 현재 20개의 지역사회 중심의 학교기업 협겨기관을 두고, 장애학생의 직무 능력 행상 및 진료교육과정의 내실화를 기했다. 또 혜광한마음 발표회와 작품전시회를 격년제로 실시해 학생들과 지역사회가 소통하는 자리를 정착시키는데 공헌했다. 또 그는 헤광학교에 부임하면서 가장 먼저 학생들의 취업강화에 주력했다. 그 결과 2010년 졸업생 취업이 2명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재학생의 경우에만 18명이 취업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2013년 12월 스타벅스 재능기부 3호점으로 MOU를 체결해 학생들의 취업에 큰 도움이 됐다. 이후 헤광학교의 특수교육 프로그램들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2012년 11월 전국장애학생 진로직업교육 박람회, 대한민국 평생학습 박람회에 참가해 학교기업 운영의 우수사례를 발표하게 됐다. 또 2013년 9월 대한민국행복학교 박람회 특수교육 분야에 참여해 헤광학교 학교기업 카페뜰과 비누공방을 소개하며 중소기업청에서 주관하는 ‘비즈쿨 창업 프로젝트’의 창업 동아리의 활동모습과 다양한 훈련내용이 소개되기도 했다.

최영철 교감은 “특수학교 교사로서 어려운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 일반학교에 비해 느끼는 교사로서의 사명감과 행복함이 더 많다.”면서 “남은 교직생활 특수교육프로그램에 더 많은 노력을 하고, 특수학교 후학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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