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한대수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제19대 국회의 2015년도 국정감사가 국민도 모르는 사이에 모두 끝이 났다. 한마디로 말해서 국민들은 국감이 제대로 실시되었는지 알지도 못한 채 끝이 난 것이다. 말로는 민생국감, 경제 살리기 국감이라더니 결국은 예년처럼 방패국감에 표적구감, 기면 좋고 아니면 말고 식의 한탕 터뜨리기 식 국감이요. 지역구 챙기기와 호통 치는 국감으로 되풀이되면서 국민들은 식상해하는 사이 여야의 당권과 공천권, 그리고 역사의 이념논쟁인 국정교과서문제에 가려진체 국정감사가 끝나면서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말았다. 본래 국정감사는 민생국감으로 경제 살리기 등 정부의 국정 집행이 잘됐는지 꼼꼼히 따져보고 예리한 송곳질문으로 행정부를 감사하여 잘못된 정책과 집행내용을 바로잡고 올바른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 국감이 되어야하는데 당리당략과 이전투구 속에 언제하고 언제 끝이 났는지도 모르게 파행과 파국으로 끝이 나고 말았다. 무책임한 의혹을 반복하는 구태를 보이며 국회의원의 위신을 스스로 떨어뜨리고, 국감 무용론과 정치 불신을 확신시키는 자해 행위만 연출하고 말았다. 내년도 총선에서 국회의원을 바꿔야한다는 여론이 높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 아닌가 싶다.

올해 국정감사에 대해 여야 정치권은 민생국감을 수차례나 언급했다. 그러나 국감이 끝나자마자 여야는 부실 국감의 비난에 대해 상대당에 그 책임을 전가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지난달 18일 브리핑에서 새누리당의 ‘방패국감’, ‘표적국감’ ‘저격국감’,이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19대 국회 마지막 국감을 민생 살리기의 ‘골든타임’으로 규정하고 ‘초이 노믹스’의 억지 경기부양책의 버블이 꺼지면서 한국경제는 심각한 위기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지적, 국정감사에서 해결해야 할 민생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진단하며 새누리당이 정부를 무조건 옹호하는 ‘방패국감’, 야당 인사에 대해서는 ‘표적국감’으로 일관하고 있어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고 맹비난하며 그 책임을 새누리당으로 돌렸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도 이번 국정감사가 반환점을 맞은 지난달 23일 현안브리핑에서 본말전도의 국정감사, 이제는 바꿔야한다면서 지난 4년을 총정리하며 19대 국회를 마무리해야 하지만 무리한 증인 요구, 호통막말, 망신주기, 지역구 민원요구까지 민망한 장면도 연출된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 무엇보다 무리한 증인요구는 국정감사의 질을 크게 떨어뜨렸고 효율적인 국정감사를 위해선 꼭 필요한 증인만 불러 집중적인 감사를 펼쳐야하는데 국정과 별 관계가 없는 일반증인과 참고인을 줄줄이 불러 자리만 채우게 하고 제대로 된 답변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은 전형적인 보여주기 식 요식행위에 불과하다고 야당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 국정감사가 끝나는 지난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2015년 국정감사를 시작할 때 이번 국감은 19대 마지막 국정감사인 만큼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민생국감’, ‘정책국감’이 되어야한다는 것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야당의 인신공격이나 호통주기식, 면박주기식의 구태국감 재연으로 내실 있는 국정감사를 이루기 쉽지 않았다고 평했다. 새누리당은 여당으로서 무분별하고 무책임한 야당의 정치공세에 단호히 대처했으며, 국민을 위한 정책과 대안을 제시하는데 주력해 민생·정책국정감사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자평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국정감사종합평가 기자간담회에서 국정감사 기간 내 이어진 정부여당의 국정감사 발목잡기는 대한민국 헌정사의 큰 수치로 기록될 것이며 물불 가리지 않고 청와대 돌격대를 자임한 피감기관과 청와대 거수기로 전락한 여당 탓에 곳곳에서 국정감사가 파행되었고 정부의 고압적인 태도와 국회의 기본적인 책무마저 방기한 여당의 무책임함이 국회권위를 크게 손상시켰다고 진단했다. 국정감사 때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에 의해서 제출키로 한 국정자료들, 국회가 요구하면, 국가기밀의 경우를 제외하고 제출하지 않을 경우 징역형의 형사처벌을 감수해야 되는 자료제출 증언․감정이라는 절차를 정부여당이 협조해서 방해하고 있으며 어떤 자료도 제출하지 않고 국정감사가 이뤄졌다고 부실국감을 정부와 여당위 책임으로 돌렸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차마 입에 올리기 민망한 행태도 잇따라 나왔다. 경찰청장에게 총기사용법 시연을 요구하고 성희롱 의혹을 질타하며 의원 자신이 오히려 성희롱성 발언을 하여 눈총을 샀다. 대기업 총수를 불러놓고 자신의 지역구의 지역민원을 해결해줄 것을 공개적으로 종용하는가하면 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해야하는 본질은 흐려지고 부작용이 속출했다. 국민들의 속을 시원하게 해야 하는 국회가 오히려 국민들의 가슴을 더욱더 답답하게 만들었다. 매년 지적되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 여야가 함께 개선방안을 모색하고 국정감사에 대한 국회의원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국정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통해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국정감사’를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국민들은 이번처럼 한심한 국감이 아니라 제대로 된 국감을 원했다. 나라의 일 년 간의 살림살이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집행됐는지 그리고 잘못됐다면 무엇이 잘못됐는지 각 소관 상임위별로 해당부처나 기관을 상대로 실시하는 국정감사가 날카로운 송곳질문으로 정책 집행내용을 꼼꼼하게 따져 묻고 여의치 않으면 더 좋은 대안을 제시해주는 생산적인 국정감사, 민생을 살리고 나라살림살이를 챙기는 효율적인 국감을 기대했다.

그러나 지금의 국감은 피감기관장을 불러다가 호통이나 치고 기업총수들에게 축구이야기나 하며 동문서답이나 듣는 한편의 코미디로 전락하는가하면 여당은 정부의 방패박이에 아부성 발언이 난무하고 지역구 챙기기에 급급하며 야당은 호통질문에 대기업총수들에게 헛다리 질문을 하는가 하면 경찰총수에게 장난감 권총이나 쏴보라고 하는 등 단막극의 코미디를 연출했다. 이래가지고야 무슨 국감이며 국민들이 뭘 기대할지 참으로 답답하고 가슴이 아프다. 더욱이 여야가 대권과 당권에 눈이 멀고 내년 총선의 공천권에 사활을 걸면서 당이 내분으로 치닫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마음은 콩밭에 가 있다. 국민들이 국정감사를 실시하는 여야정치인들에게 염증을 느끼며 과연 이번 국정감사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의심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국민들이 올해 여야 국정감사를 보면서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고 국가의 현안사업과 정부의 살림살이를 제대로 챙겼는지 의심하며 한심한 국회라는 비난을 자초한 것도 여야 국회의원임을 명심해야한다. 그러고도 내년 총선에서 또다시 표를 달라고 읍소할 것인지 묻고 싶다.

여당은 야당이 정치국감으로 변질시켰다고 책임을 야당에 전가하고 야당은 또 여당이 방패막이에 자료제출도 거부하도록 방치했다며 국민들에게 정치 불신만 키우며 그 책임을 상대당에게 떠넘기고 있다. 국민들은 이번 국정감사를 지켜보면서 방패막이에 호통 치는 국감, 갑질의 국감이라는 비난을 하고 있는데도 정치권은 오로지 당권과 내년 총선에 정신이 팔려있는 것처럼 보인다. 올 국정감사는 민생국감을 외면한 여야 모두의 책임이다. ‘저격국감’, ‘표적국감’ 비신사적이고 억압적이며 정부흔들기를 반복하면서 또다시 무책임한 의혹을 반복하는 구태를 반복했다. 이러한 국감은 하면 할수록 국회의원의 위신을 스스로 떨어뜨리고, 국감 무용론과 정치 불신을 확산시키는 자해행위라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지난달 17일 중앙행정기관공무원노동조합이 정부를 감시・비판하는 국정감사에 대해 ‘C급 정치인’, ‘함량미달’로 폄하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러한 성명은 여야가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생산적이고 품격 있는 국감이 돼야한다. 국정감사의 원래 취지는 국정 현안을 정부가 차질 없이 잘 집행하고 있는지 꼼꼼히 다져 묻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인데 정치적인 국감으로 변질되어 아쉽다. 국민들은 올해의 국정감사를 지켜보면서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고 국가의 현안사업과 정부의 살림살이를 제대로 챙겼나? 의심하며 한심한 국회라는 비난을 퍼붓고 있다. 여야 국회의원은 이점을 명심해야한다. 그러고도 내년 총선에서 또다시 표를 달라고 읍소할 것인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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