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馬)타며 호연지기 기르니 학력도 쑥쑥”

[대전투데이 대전= 이정복 기자]“히이잉~히이잉” 때아닌 중학교 운동장에서 우렁찬 말(馬) 소리가 들린다.

아이들을 줄을 서서 마치 기마병인양 안전모를 쓰고 말을 타며 운동장 한 바퀴를 돌고 있다. 어떤 학생은 다소 무서운지 긴장한 얼굴이 역력하고, 어떤 학생은 놀이기구를 탄 듯 마냥 기쁜 표정을 짓고 있다.

어디 외국 학교나 섬 학교 학생들의 수업 시간이 아니다. 지난달 30일 오전 대전 송강중학교(교장 강병구) 학교 운동장의 풍경 모습이다.

대전 송강중학교는 올해부터 한국마사회의 도움으로 ‘승마체험교실’을 운영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전국에 있는 중학교에서 ‘승마체험교실’ 운영은 송강중학교가 최초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마사회가 국내 승마 저변확대와 승마 활성화를 위해 전국의 초등학교와 단체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馬음속의 말’ 사업의 일환으로 올해 송강중학교가 중학교로는 유일하게 선정된 것이다.

찾아가는 ‘馬음속의 말’은 단순한 승마체험 뿐만 아니라 말 먹이주기, 만지기, 끌어보기, 말 운동회 등 말과 친숙해 질 수 있는 다양한 말 관련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송강중학교는 이번 승마체험을 통해 학생들에게 오감체험과 호연지기를 기르고, 신체의 형평성과 유연성을 실러 올바른 신체발달을 돕는데 목적을 두었다. 아울러 학생들이 승마체험을 통해 동물을 사랑하는 애호정신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는 학생들의 안전관리상 3학년이 참여했는데 앞으로 2학년과 1학년 학생들도 충분한 안전 준비를 통해 참여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30일에 진행된 승마체험교실에는 3학년 학생들이 모두 참여했고, 마사회 진행요원 6명과 말 5두가 투입됐다.

이날 체험에는 전학년을 대상으로 ▲승마의 개념 ▲승마의 효과▲승마의 안전 수칙를 한국마사회 교관이 강의식으로 진행됐다.

이어 1,2학년들은 ▲말먹이주기 체험 ▲말과 함께 사진 촬영, 3학년들은 ▲승마 준비물 교육▲개인 승마 체험이 각각 이뤄져 알찬 교육이 됐다.

이날 승마체험에 참가하는 채수혁(3년) 학생은 “오늘 말을 처음 타봤는데 너무 재미있었고 운동도 되는 것 같고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승마를 배워보고 싶다.”며 “도시에서 이같은 승마체험을 하니 기분이 더 좋았다.”고 기뻐했다.

승마 교관 백기정 씨는 “대전에서 처음으로 중학교에서 승마교육을 진행했는데 학생들이 너무 좋아해 즐겁게 교육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승마교실을 통해 많은 학생들이 말을 사랑하는 마음을 간직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병구 송촌중 교장은 “전국에 있는 중학교에서는 최초로 우리 중학교에서 이 같은 승마교실을 실시하게 돼 너무나 기쁘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학생들이 동물사랑과 호연지기를 길러주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이번 행사에 도움을 준 한국마사회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취재= 이정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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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구 교장 “학교 교육의 본질은 인성교육”

강병구 교장은 올해로 교직생활 37년째를 맞고 있다. 강교장의 그동안의 교육인생을 되돌아보면 ‘인성(人性) 교육’을 빼놓을 수 없다. 그도 그럴것이 그가 교직을 선택한 이유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강교장이 고교 1학년때 패싸움을 벌여 휴학을 하는 등 선생님과 부모님에게 소위 문제아였던 것이다.

매일 사고를 일으켜 세상 밖으로 뛰쳐 나가려고 할 때 그를 붙잡은 분이 바로 부모님의 헌신과 종교의 힘이었다. 이후 3학년때는 전교 최상위 성적에 오르면서 직선제를 통해 학생회장까지 맡게 됐다. 고교 졸업 후 중앙대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한 뒤, 부전공으로 공부한 국문학을 통해 교직에 입문하게 됐다.

강교장은 그의 어려웠던 학창시절을 교육자료로 활용하며 교직생활 내내 학생들의 인성지도에 힘을 쏟았다. 형식적인 체벌보다도는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제자에 대한 사랑을 몸소 펼쳤다.

그게 바로 한밭중학교 교무부장으로 재직당시 도입한‘사제동행 등산교육’이었다. 사제동행 등산교육은 학교생활에서 집단 괴롭힘의 대상이 되거나 가해의 입장에 설 가능성이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 프로그램 이후 눈에 띄게 학교 폭력이 줄었고, 학력 향상도 이루게 됐다.

강교장은 또 갈마중학교 재직당시에는 학교부적응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댄스부’를 창설해 학생들이 학교밖에서보다는 학교내에서 춤추고 노래하며 자신들의 끼를 발휘해 학교에 적응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기도 했다.

이러한 교육 업적으로 그는 지난 1999년 제2건국위원회로부터 교욱문분 ‘신지식인’으로 발탁됐고, 2001년에는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올해의 스승상을 수상했다. 2002년에 스승의 날에는 대통령 표창도 수상했다.

강교장은“스승존경운동도 중요하지만 제자사랑운동이 먼저 선행될 때 스승과 제자사이에 신뢰가 싹튼다”면서 “아무리 디지털시대라고 해도 학교교육의 본질은 바로 인성교육”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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