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태 논설고문

새해 벽두부터 대한민국의 갈등이 심하다. 진보와 보수로 급격히 분열된 대한민국 사회구조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진보정권을 향하여는 좌파정권으로 규정하고 대립적 개념으로 보수의 결집을 외치는 정치집단들이 사사건건 시시비비 논쟁으로 SNS를 달구고 있다. 초청하지도 않은 카톡 그룹방들이 무작위로 접근하면서 각종 선동문구와 사회분열 주장 글로 혼돈을 자아내고 있다. 이쯤 되면 대한민국 정치판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대충 짐작할 수 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파면과 구속을 인정하지 않는 극렬한 일부 집단들이 이른바 보수를 내세우며 결집을 강화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사회갈등과 국민분열이라는 묘한 선동 수법을 동원하며 무차별적으로 정권반대논리로 국민들의 뜻과 상관없이 준동하고 있다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자신들의 논리가 정당한 양 주장하며 이른바 제도권을 타도하는 극단논리에 젖어 국론분열의 첨병이 되고 있다는 시중의 비판여론도 팽배하다.
정당정치의 논리는 정치를 잘해야만 선거를 통하여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데 우선순위가 매겨져야 한다. 정치를 잘하면 국민들이 정권을 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정권을 잡지 못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당연한 기본원리이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이것이 바로 대의민주주의라는 사실이다. 국민을 대신해서 나라살림을 잘하고 바르게 다스리라는 것이 정치이다. 선거를 통하여 국민들이 선택하는 것이다. 내 마음에 들지 않아 인정하느냐 마느니 하는 차원이 아니다. 진보가 집권하던 보수가 집권하던 그것은 국민의 선택이다. 진보가 정권을 잡아 경천동지할 일이 일어나는 것처럼 침소봉대하여 국민들을 현혹할 일이 아니고 국론분열을 일으킬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보수세력이 집권하여 무엇을 잘해 왔는지도 되돌아보며 자성하고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처지가 뒤바뀌어 정권을 내주었지만 작금의 전근대적인 투쟁정치의 모습들과 자신들만의 집단 논리로 펼치는 억지주장으로는 그다지 국민 감동을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우리는 한국정치의 현대사를 통하여 이념논쟁이 얼마나 사회 갈등을 무섭게 조장하는 지를 극명하게 보아왔다. 군사독재시대의 전횡적이며 무소불위의 공포 정치도 경험했다. 이른바 민주주의라는 이름 하에서 말이다. 이제는 개헌이 새로운 이슈가 되고 있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몸부림이다. 물론 반대세력들은 분명히 있다. 그래도 개헌은 이제 중요한 대한민국의 대사가 되고 있음은 분명하다. 무슨 일만 추진되면 찬반양론이 극단적인 대립하여 과열양상을 빚는 것이 다반사가 되어 버렸다. 물론 국민들 속에는 진보세력과 보수세력들이 양분되어 있고 이들도 모두 대한민국 국민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서로 다른 세력들이라 할지라도 민주적 절차에 의해 처리되고 이를 통해 승복할 것은 승복해야지 무조건 돈키호테 식으로 설득력이 없는 주장을 과대 포장하여 국민들을 분열시키라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무시하는 그 어떤 논리로도 국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없다. 분열과 갈등, 반목은 바로 부정과 퇴보 사회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들의 수준으로 말하면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이 훌륭하다. 정치의 문제점도 이제는 초등학생들조차 잘 알고 있다. 이는 지난 2년 동안 국정농단의 실체를 언론을 통하여 너무나 많이 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끄러운 대한민국의 자화상이고 고쳐야할 정치지도자들의 자세임에 틀림이 없다. 국민들에게 고통을 주는 정치는 이제 퇴출되어야 한다. 사회지도층들이야 말로 겸손하며 부정부패에 연연하지 않는 진정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정치인들의 권모술수와 화려한 언어의 포장술은 이제는 식상하다. 진정성이 묻어나는 사회적 지도자들의 출현을 갈망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부끄러운 과거지사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이른바 들통만 나지 않았지 누가 언제 어떻게 치부를 드러내며 검찰을 들락거리는 모습을 또 보게 될지 모를 일이다. 작금에도 역대 정권들의 주요 인사들이 줄줄이 구속되는 모습을 계속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세력들은 정치보복이라는 말로 치부하고 싶겠지만 구속사유를 보면 추잡한 불법행위가 분명히 존재한다.
정치도 잘해야만 국민들이 고통을 겪지 않는다는 사실은 당연한 것이다. 이를 위해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고 반목을 멈추는 정치풍토를 만들어야 할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 하지만 국정농단과 국정원 특활비 상납사건과 횡령문제도 불법행위를 문제시 하지 않고 정치적인 탄압으로 몰고 가려는 세력도 분명히 존재한다. 대한민국 사회를 충격과 분노로 몰아넣은 국정농단 사태가 정치적인 탄압인지 아닌 지는 법적으로 가려내야 할 일이다. 법대로 하면 된다.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던 세력들이 거꾸로 정치적인 탄압을 받았다는 논리를 펴는 것은 힘이 있는 자가 힘이 없는 자에게 맞았다는 것과 같이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이자 주장이기 때문이다. 자기모순에 빠져 있는 것이다. 사태의 본질은 과연 국민들을 위한 올바른 정치를 했느냐는 점이다. 대한민국이라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벌건 대낮에 아무런 이유없이 막강한 권력을 쥔 대통령을 파면하여 구속시킬 수 있는 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궤변을 통하여 사태의 본질을 오도하며 국민분열과 갈등, 반목을 조장하는 세력들은 분명 다른 목적과 저의를 감추고 있음이 분명하다. 때문에 사회분열을 조장하는 모든 불순 행위에 대한 국민적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최고조의 긴장 관계에 있던 남과 북이 대화의 장에 마주 앉았다. 이른바 새해 남북대화가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어디까지 갈지는 지켜보아야 하지만 일단 평창동계올림픽의 북한 참여는 이제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남북 대화가 갖는 상징성은 이 시점에서 매우 크다. 고조되던 전쟁 분위기가 잠시 평화모드로 돌아섰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대한민국이 엉뚱한 사태로 진통을 겪고 있다. 이른바 비트코인 광풍이다. 이를 규제하려는 정부의 움직임과 맞물려 청와대에 반발 청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거래소 폐지 발언을 둘러싸고 투자자들이 법무부장관 사퇴까지 촉구하며 마치 전쟁불사 모드이다. 이처럼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사태가 자못 심각하다. 비트코인 문제는 벌써부터 시작된 것이다.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이를 좌시하다가 벌어진 일이다. 비트코인으로 이른바 떼돈을 벌었다는 시중의 이야기가 파다하고 실제 광풍이라고 할 정도로 투자 내지는 투기열풍이 불다 보니까 이제는 통제불능이 되기는 한 모양이다. 자칫 피해도 우려되어 급기야 정부가 나서는 모양세지만 상황은 그다지 녹록치 않아 보인다. 가상화폐가 새해벽두부터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벌써부터 제도권에 흡수하여 이 문제를 접근해 대조적이긴 하다. 상상초월의 떼돈 벌이로 둔갑한 가상화폐 시장의 거래 세력들도 이제는 만만치 않은 이익집단 세력이 된 듯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사회분열과 갈등, 반목의 사회로는 국민행복 시대를 열어갈 수 없다는 것이다. 진보와 보수의 이분법을 내세운 증오와 미움, 저항의 시대를 종식해야 한다. 이제는 모든 분야에서 정상을 되찾는 정신운동이자 새로운 화합과 질서를 위한 의식개혁운동이 절실하다. 우리 주변을 다시금 되돌아보고 정리 정돈하여 새로 맞이한 새해가 어지럽지 않은 새해가 되어야 한다. 올해 지방자치선거를 비롯하여 개헌과 관련된 국민투표 등 중차대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숱한 정치적인 주장과 자가당착의 논리도 봇물이 터질 것이다. 하지만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올바른 마음가짐이 우선 되어야 한다. 이런 마음을 통하여 증오와 미움의 나락을 벗어나 바로 분열과 갈등, 반목을 멈추고 화해와 통합을 위하여 매진해야 한다. 일단은 대립을 위한 모든 갈등은 멈추어야 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마주 앉은 남과 북, 남북대화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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