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태 논설고문

세기의 재판으로 생중계방송을 하며 주목을 받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재판에서 재판부는 "강압에 의한 뇌물 공여로 판단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1심 재판부가 징역 24년, 벌금 180억 원을 선고했다. 2018년 4월 6일 오후 2시 10분의 법정은 대한민국 역사에 비극의 한 페이지를 기록했다. 김세윤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의 판결 선고는 “박근혜 피고인에 대해서 판결을 선고합니다. 박근혜 피고인을 징역 24년 및 벌금 180억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 하지 않은 경우 3년 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이 사건 공사 사실 중 별치 범죄열람표 4 순번 2~34기재 각 공상 누설의 점은 각 무죄. 이 판결 중 무죄 부분의 요지를 공시한다. 오늘 선고한 판결에 불복이 있으면 오늘로부터 일주일 이내에 항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항소장은 이 법원 서울중앙지법에 제출을 해야 하고 항소를 하게 되면 서울고등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됩니다. 이상으로 박근혜 피고인에 대한 판결 선고를 모두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18개 혐의 중 유죄 16개!. <특가법 위반 (뇌물) 혐의><특가법 위반 (뇌물) 혐의><강요 미수><공무상 비밀 누설> 국정농단사태의 정점이자 헌정사상 처으으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은 이렇게 결론을 맺었다. 비선실세이자 공범인 최순실은 “다 나 때문이라며” 자책하였다는 말이 전언이 되고 있다. 박전대통령은 담담하게 받아들었다는 말도 전해지고 있다. 재판결과에 대해 친박 단체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다른 쪽에서는 오히려 형량이 너무 낮다며 삼성의 경영권 승계라는 실체적인 현안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1심이든 2심이든 최종심까지 가더라고 어떻게든 결말이 나야 하게 되어 있지만 그 결과 여부를 떠나 역사는 비극으로 기록될 것이다. 아직도 국정원 특활비와 공천개입 문제 등의 재판이 남아있다. 이 재판 결과에 따라 전체 형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성급한 이야기지만 국민들은 과연 24년을 다 채우고 출소하게 되리라고 믿지 않는다. 또 다른 정치적인 흥정에 의한 특별사면이 언젠가는 있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국민들이 오히려 무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 참으로 특이하다. 친박 지지자들과 일부 정당 관계자들의 반발도 있지만 사필귀정이라는 보편적인 여론 앞에서는 무력해 보인다.
대한민국은 그동안 정치의 부정부패와 비리를 너무나 많이 경험해 왔다. 지금 이 순간에도 또 다른 전직 대통령이 구속되어 있다. 두 전직 대통령이 동시에 구속되어 재임시절의 부정부패와 비리의 단죄를 받고 있는 이 비극적인 사태는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국민들의 마음이 편할 날이 없다. 다매체 다채널 시대의 미디어들은 연일 패널들을 등장시켜 이를 곱씹고 있으며 인터넷과 SNS 상에서는 누리꾼들의 독설이 댓글을 도배하듯이 장식하고 있다. 한 때 잘나가던 측근 실세들이 구속된 상태로 아직도 재판을 받고 있다. 이를 보면 마치 청와대가 각종 비리의 온상인양 비춰지고 있다. 역대 정권들의 부정부패는 사실 늘 비극적인 결말을 자초했다. 참으로 불행한 역사이다. 그동안 부정부패를 일소하고 청렴하고 정직한 세상을 만들겠다던 주장들이 허언으로 그친 사례가 한두번이 아님을 국민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궐석재판이지만 생중계로 보여준 일명 세기의 재판은 그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할 것이다. 부정부패, 비리의 결말은 단죄이며 불명예, 비극이라는 점이다.
남북은 공연단을 주고받으며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며 의아할 정도로 친밀감을 자랑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는 사전 준비작업도 순조롭다. 4월 27일은 대한민국의 역사가 새롭게 쓰여 지는 날이기도 하다. 5월도 마찬가지이다. 북미정상회담이 바로 그것이다. 어떻게든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정세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점을 유추해볼 수 있다. 그것이 긍정적인 변화이든 부정적인 변화이든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주어지는 역사적인 사건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세기의 재판이 비극적 결말이라면 세기의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감동의 회담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엄청난 일들이 전개되고 있는 작금의 상황들이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복잡다단하게 하고 있음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긍정이든 부정이든 우리는 정상적이며 정도를 걷는 향한 정직한 세상과 희망의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한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방불케하는 극단적인 경제대립 양상이 보이고 있는 요즘이다. 대출규제에 이어 시중의 물가도 줄줄이 인상되어 서민들은 그늘진 얼굴들이다. 여전히 청년실업, 저출산, 고령사회, 높은 자살률 등 고통스럽고 암울한 현상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런 와중에 6·13지방자치선거도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국회의원 보궐선거도 치러진다. 각 정당들은 화려한 슬로건을 내걸고 국민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양두구육의 정치는 이제 종식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누가 뭐래도 국민이 주인이 민주사회에서 부정부패와 비리의 표리부동한 정치행태로 국민을 기만한다면 그 결과는 세기의 재판과 같은 비극만을 연출할 뿐이다. 곪아터지기 시작한 우리 사회의 각종 적폐들이 국민적 충격과 뼈아픈 교훈으로 다가서는 작금의 대한민국의 자화상이 참으로 부끄럽고 안타깝기만 하다. 그래서 말로가 좋지 않은 부정부패와 비리척결을 위해 국민정신개혁운동과 공직자 및 공인 의식개혁 운동이 절실한 시점인 것 같다.

저작권자 © 대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