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8일 취임 100일을 맞아‘사람’,‘도시재생’,‘환 경’을 핵심 키워드로 민선 7기 ‘구민과 함께 하는 새로운 대덕’을 실천해나가며 대전시 첫 여성 기초단체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박정현 대덕구청장을 만나 그간의 소회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편집자 주)

Q. 취임 100일을 맞았습니다. 대덕구민께 인사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를 믿고 대덕구청장이라는 중책을 맡겨 주신 구민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대덕구민의 선택은 정체되어 있는 대덕에 대한 우려 속에 변화를 통해 새로운 대덕을 만들어 야 한다는 염원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 스스로 날마다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있습니다.
저에게 구청장의 중임을 맡겨주신 민심의 엄중함과 단호함을 가슴 깊이 새기면서 주민들을 하늘같이 섬기겠다는 초심 을 잃지 않겠습니다.

Q. 취임 후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 텐데 어떤 게 있을 까요?

비래동을 초도방문 했을 때인데 어르신 한 분께서 좋아하는 사자성어를 물으신 적이 있습니다. 단순한 질문이 아니라 저의 정치철학과 행정기조를 함축적으로 묻는 질문이라 생각해 긴장감이 들면서도 어르신의 멋들어진 질문에 내심 감탄했습니다.
어르신께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에 나오는 ‘불환빈 환불균 (不患貧 患不均)’이라는 문구를 좋아한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백성은 가난을 걱정하기보다 고르지 못함을 걱정한다’는 뜻입니다.
정치를 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함과 청렴함입니다. 복지정책이 잘 된 나라일수록 계층 이동이 더 활발하다는 사실은 결코 우연의 일치가 아닙니다. 공정한 기회를 제공 하고 최소한의 소득, 교육, 의료 혜택 등을 보장하는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은 공정한 경쟁사회의 필수조건이라고 봅니다. 양극화가 사회문제로 떠오른 지금 굉장히 중요한 지표라고 생각합니다.
계층 간 양극화 뿐 아니라 지역 간 양극화에 시달리고 있는 대덕구에서 가장 가슴 깊이 새기고 실천하겠다는 마음가짐을 말씀드렸고, 초심을 잃은 모습이 보이면 언제든지 일깨워달라고 어르신께 당부 드렸습니다.

Q. 추석연휴 직후 이뤄지는 조직개편으로 바쁘실 것으로 생각되는데 조직개편 배경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

구청장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습니다. 구민께서 응원해주셔야 하고 동료 공직자들이 같이 움직여 줘야 정책을 마음껏 펼칠 수 있습니다.
소통을 막는 부서 간 칸막이와 위계질서가 공조직 특성상 경직된 공무원 조직 체계를 더욱 경직되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공조직에서의 ‘불통’으로 파생되는 역기능적 문제점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부서 간 이중 업무 생산과 예산 중복 집행 등의 비효율적인 행정 처리를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구민과 함께 하는 대덕을 만들기 위해서는 공무원 조직 내부의 원활한 소통과 유연성 확보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생각 에 조직개편을 단행하게 됐습니다. 구민이 공감하는 공무원 조직, 구민의 이야기에 귀를 열어놓은 열린 행정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번 조직 개편은 ▲공무원이 일하는 환경 ▲부서 간 협업 시스템 ▲주민과 소통채널 ▲주민참여 확대 등 새로운 대덕을 만들기 위한 기반을 확립하는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Q. 최근 대전광역시교육청과의 컨소시엄 구축을 통해 진행한 '대덕 행복이음 혁신교육지구' 사업이 교육부로부터 2억 여 원의 국비를 확보했습니다. 구청장이 구상하는 대덕구 교육 청사진은 무엇인가요?

대덕구의 인구유출은 매우 심각한 상황입니다. 매일 평균 약 16명 정도의 주민들이 보다 나은 보육과 교육환경을 찾아 대덕을 떠나고 있습니다. 사람이 떠나가는 대덕을 돌아오는 대덕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아이를 낳아 기르기 좋은 환경을 잘 구축돼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저는 크게 두 가지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선 대덕의 아이는 대덕이 책임진다는 기조아래 양·보육에 대한 시스템을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대덕보육지원센터를 만들어서 임신에서부터 출산, 보육에 이르기 까지 모든 정보를 원스톱으로 제공해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겠습니다.
두 번째는 중·고등학교 청소년들의 가장 큰 고민이 진학과 진로에 대한 걱정입니다. 장래 대한민국을 책임질 청소년의 고민해결은 비단 학생과 학부모만의 책임은 아닐 것입니다. 저 역시 또래 아이를 키웠던 부모로서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복지서비스에 대한 국민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지금 지자체의 역할 또한 중요해졌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청소년 진로상담센터’를 운영해 창의적이고 자기 주도적으로 아이 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앞으로 교육청과 협의를 통해 대덕을 혁신교육지구로 만들 계획인데 이런 측면에서 대덕 행복이음 혁신교육지구는 그 첫걸음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지난해 신탄진이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에 선정된데 이어 올해 오정동도 사업 대상지에 포함됐습니다. 대덕 발전의 향후 전망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주거환경 개선 외에도 지역공동체의 복원을 목표로 하는 문재인 정부 핵심 사업입니다. 지역이 갖고 있던 인적, 물적, 환경적 자원을 강화시켜서 도시의 변화를 불러오거나 지역에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여 도시 계획을 활성화 시키자는 것입니다.
대덕구는 수려한 자연환경과 유구한 역사문화 그리고 지역 공동체가 살아 있는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 있는 지역입니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진행되는 신탄진은 환경 자원이 풍부하고, 오정동은 새로운 기능을 부여할 수 있는 한남대 와 공구상가라는 인적, 물적 자원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앞으로 대덕구가 가진 풍부한 자원과 새로운 도시 기능을 잘 엮는다면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앞서가는 지 방정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교육부터 경제까지 무엇 하나 빠질 것 없는 대덕구를 만들기 위해 차근차근 꼼꼼하게 잘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Q. 지방분권이 전국 자치단체의 핵심 이슈입니다. 이와 관련해 박정현 구청장께서 최근 중앙정부에 뉴딜사업 분담 비율 조정을 공식 요구하면서 지역 언론으로부터 주목받기도 했는데요. 지방분권이 중요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중앙집권을 통해 지금의 경제발전을 이뤄온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권력과 권한이 한 곳에 집중되면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라는 것도 우리는 지난 정부로부터 충분히 배웠습니다. 시대가 변했고 환경 또한 변했습니다. 이제 새로운 도약을 위해 권력과 권한을 나누는 진정한 의미의 자치분권의 시대가 열려야 합니다.
중앙정부 혹은 대전시가 가지고 있는 권한을 풀뿌리 민주주의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기초자치단체로 가지고 오는 권한 이양 및 재정분권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주민과 함께하지 않는 지방정부는 이제 용납되지 않습니다. 주민과 함께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고, 나누기 위해서는 재정여건 개선과 권한 분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Q. 끝으로 구민께 한 말씀 하신다면?

구민께서 제게 주신 ‘믿음’, 그리고 제가 구민께 드린 ‘약속’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초심에 흔들림 없이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구민만을 바라보며 대덕구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뛰 고 노력하겠습니다. 주민과 함께 웃고 슬픔은 나누는 그런 구청장이 되겠다고 약속드리면서 많은 사랑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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