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처리되지 못한 플라스틱 폐기물이 방치되면서 커다란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당진지역도 장기간 야적된 폐기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당진시에 따르면 송악읍 고대리 당진항만 내에 3500톤의플라스틱 폐기물이 지난해 4월부터 야적됐다. 폐기물 사업자는 1회 1만톤 이상 선적 후 베트남에 수출해야 한다며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또한 합덕산업단지 내에도 수출품으로 가장한 1400톤의 폐합성수지류 폐기물이 지난 해 6월부터 무단 야적됐다. 경찰 수사 결과 사업자 1명이 구속되고 공범자 7명이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당진시는 야적 투기된 폐기물에 대해 조치명령을 내렸으나 실질적 행위자가 구속되면서 처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해 중국의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 중단 이후 전국 곳곳에서 당진지역의 폐기물 방치사태와 유사한 사례가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최근 필리핀에 수출품으로 가장한 폐기물 반출사건으로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한 바 있으며 얼마 전에는 경북 의성의 ‘쓰레기 산’이 미국 CNN에 보도되기도 했다.

이러한 플라스틱 폐기물의 방치는 모두 지나친 소비에 기인한다. 2015년 한국의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이 132kg으로 세계 최대 수준이다. 감당하지도 못할 만큼 많이 소비하고 난 후 수출이라는 이름으로 처리의 책임을 가난한 나라에게 전가한 것이다.

필리핀에 폐기물을 수출하려다가 망신을 당하고 ‘반품’을 당한 상황에서 또 다시 베트남에 수출한다는 것은 소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는 격이다.

이번에 필리핀에서 문제가 된 폐기물이 모두 6500톤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보다 훨씬 많은 1만톤을 모아서 베트남에 수출한다는 것은 또 다시 국제적으로 망신을 자초하는 일이며 수출항인 당진의 명예도 훼손하는 일이다.

폐기물을 다른 나라에 수출한다는 구시대적 발상을 버리고 우리가 버린 쓰레기는 우리가 처리한다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

정부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또 다시 국제적 망신을 자초할 폐기물 수출을 중단시키고 업체에 대해 조속한 시일 내에 처리하도록 조치해야 한다. 또한 만약 업체가 파산했거나 사업주가 구속된 경우 환경피해의 우려가 높은 방치 폐기물에 대해 정부 예산을 들여서라도 대집행해야 한다.

이번 플라스틱 폐기물 방치 사태는 잘 분류해서 재활용하면 될 것이라는 우리의 믿음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지금은 플라스틱 폐기물을 잘 분류해서 재활용하자고 할 때가 아니라 처음부터 폐기물이 나오지 않도록 플라스틱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은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에 대한 좀 더 포괄적이고 강화된 규제가 필요하다. 더 나아가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뿐만 아니라 각종 제품 포장재에 들어가는 플라스틱도 대폭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당진환경운동연합은 수출이라는 미명 하에 다른 나라에 폐기물 처리의 책임을 전가하는 플라스틱 폐기물 처리 방안에 대해 분노하며 또 다시 국제적 망신을 당하기 전에 정부가 서둘러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합덕산업단지의 방치된 폐기물에 대해서도 대집행 등의 적극적인 조치를 강구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2019. 3. 7
당진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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