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백길 국민건강보험공단 대전충청지역본부 본부장

세계가 코로나19로 인해 팬데믹 상황에 처하면서 우리나라는 지난 1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4월 이후 주춤하다가 최근 급속도로 재확산 되어 국가적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처럼 반복되는 위기와 불확실한 경제상황 속에서 건강보험 제도가 없어 병원비를 국민들이 직접 부담해야 한다면 어떻게 될까?

건강보험은 코로나19 방역·치료와 의료체계 붕괴를 방지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하고,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최소화 했다. 이는 건강보험 재정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건강보험료는 코로나 19로 인한 국민들의 진단·치료비를 전액무상으로(건강보험 80%, 정부20%)사용되어 국민들이 병원비로 인한 불안감에 떨지 않도록 하였고, 의료기관에는 급여비용을 조기 및 선지급하여 의료인프라가 유지되도록 하였다.

건강보험의 역할은 이에 그치지 않고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줄여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건강보험제도가 있기에 국민들은 의료비에 대한 부담을 전혀 갖지 않고 이를 다른 재화에 소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OECD에서 발표한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은 코로나19 이전 2%에서 –1.2%로 하향 조정되었다. 만약 이번 대유행이 계속될 경우 –2.5%까지 낮아지는 등 더욱 심각한 상황이 될 전망이다.

지속되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건강보험의 재정은 튼튼해야 한다. 의료기관에 대한 신속한 재정 지원과 국민들의 가계의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었던 것은 그간 모아둔 건강보험 재정이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보험 재정확보를 통해 얻는 건강보험의 가치는 우리 모두에게 이득으로 돌아온다. ‘19년 보험료를 3.49% 인상하여 1.6조원의 보험료 부담이 늘었지만,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3천6백만명이 2조 2천억원의 의료비 절감 혜택을 받았다.

‘17년 발표한 보장성 강화 정책은 건강보험의 보장률을 단계적으로 높여 국민들의 병원비 부담을 완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실제로 ’18년 3대 비급여 항목인 선택진료비를 폐지하고, 상급종합·종합병원 2·3인실 건강보험 적용,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적용병상을 확대했다. 또한, MRI와 초음파검사에 대한 본인부담금을 인하하여 중증·고액 30위 질환 보장률은 81.2%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6.67%(‘20년)로 외국 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보험료율(독일 ’18년 14.6%, 프랑스 ‘17년 13.0%, 일본 ’16년 10.0%)에도 불구하고, 평생 낸 보험료보다 국민들이 받는 병원비 혜택은 113%로 높다. 코로나19처럼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거나 국민들이 병원비 걱정을 하지 않도록 건강보험료율을 적정수준으로 부담을 늘려 ’23년까지 계획된 준비금 10조원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최근 ‘코로나19 이후 국민건강보험에 대한 인식’ 설문조사에서 ‘적정수준 보험료는 부담할 가치가 있다’는 국민 의견이 87%로 나타났다. 또한 KBS의 ‘코로나19 이후 한국사회 인식 조사’ 결과에서는 ‘건강보험에 대해 신뢰한다’는 응답이 87.7%로 조사됐다. 건강보험은 안정적이고 계획적인 재정운영을 통해 국민이 신뢰하는 건강보험, 우리사회의 방파제 역할을 하는 보석처럼 빛나는 가치를 지켜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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