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은 충남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

“제가 관절염에 걸렸다고요?”

건선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면 이런 질문을 해올 때가 종종 있다. 바로 건선의 대표적 동반질환인 ‘건선성 관절염‘ 진단을 받는 경우다. 특히 젊은 환자들은 특별히 아픈 곳도 없고 건강한 편에 속하는 본인들이 갑자기 관절염에 걸리면 더욱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데, 여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건선을 단순 피부병 중 하나로 여기는 까닭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건선은 면역체계 이상에 의해 발병하는 질환1)이며, 피부뿐 아니라 몸 속 구석구석 영향을 미칠 수 있는2) 전신적 만성 질환이다. 앞서 얘기한 건선성 관절염의 경우 건선 환자 중 86%가 관련 증상을 경험3)했다고 응답했을 정도다. 또한 건선이 장기간 지속된 경우에는 당뇨병, 심혈관계 질환4)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으며, 건선 환자들은 고지혈증이나 지방간과 같은 전신적 합병증의 발병 가능성 또한 일반인에 비해 높다는 연구 결과들도 보고된 바 있다5).

이처럼 건선은 심각한 합병증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 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선 치료의 종류는 매우 다양한데, 경증 건선의 경우 바르는 약이나 광선 치료를 사용할 수 있으며 중등도에서 중증에 해당하는 건선 환자라면 면역억제제 복용을 비롯한 전신치료 혹은 생물학적 제제를 고려할 수 있다6).

특히 최근에는 인터루킨 억제제 등 기존 치료제의 효과를 뛰어넘는 생물학적 제제의 등장으로 중증건선환자들도 기존치 증상의 호전과 삶의 질의 개선을 누리게 되었다5. 중증 건선 치료제를 선택할 때에는 건선부위 중증도지수(PASI)의 개선도가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잡아 있지만, 건선이 전신에 영향을 미치는 면역학적 질환임을 감안해 동반질환 혹은 두피나 손발톱 등 국소부위에도 치료 효과가 있는지 등을 포괄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좋다.

날씨가 더워지면 건선 환자들의 스트레스는 심해진다. 주로 짧은 옷을 입다 보니 옷에 가려져 있던 병변이 드러날 경우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건선으로 인해 우울증이나 대인기피 등 정신 건강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7) 또한 크게 봤을 때 건선이 전신질환임을 반증해 준다. 그렇기 때문에 건선을 단순히 피부에 나타나는 증상쯤으로 치부하기 보다는 가려움, 인설 등의 증상이 의심되면 빠르게 피부과를 찾아 전문의 상담과 함께 적절한 치료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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