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태논설고문

세상이 참으로 어수선하다. 무엇하나 신명나는 것이 없다. 서민들의 고통은 날로 커져만 가고 있다. 꿈과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나라는 날이면 날마다 갈등과 반목의 연속이다. 무슨 비리와 부정부패가 많은 지 허구한 날 검찰타령이고 수사타령이며 공수처타령이다. 국민들은 코로나19 때문에 하루하루가 겁이 날 정도로 치명적인 경제난을 겪고 있는데도 고통의 현실을 외면한 채 치고 박고 난리가 아니다. 원전문제, 부정선거문제, 민간인 사찰문제, 검찰개혁, 불법출국금지, 4월 재보궐선거, 거래도 없이 치솟는 아파트값, 휴·폐업 속출, 청소년노인폭행, 아동학대, 입양아 문제 등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벌집을 쑤셔놓은 형국이다. 우리 사회가 이런 부정과 암울한 사건들로 얼룩지고 있는지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정치인들은 있지만 오로지 이기적인 셈법만 난무하고 어떻게 하면 정치권력을 더욱 강화할 것인지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올바른 일꾼의 감동적인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지금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와 연장으로 그야말로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가 두 달째로 접어들면서 매출감소와 비용부담 증가에 자영업자들이 지쳐가고 있다. 다소 풀리기는 했지만 카페업주들이 나서서 시위까지 하면서 불평등한 업장 규제를 성토하기도 했다. 서울에서는 유명 중국집이 엄청난 월세를 감당하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피아노학원들도 비대면 운영은 불가능하다며 청와대 앞 1인 시위도 벌였다. 국민들도 가는 곳마다 규제와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마음 놓고 경제활동을 벌이지 못하고 있다. 손님이 뚝 끊어진 가게에는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휴·폐업이 전국적으로 속출하고 있다. 방문판매용으로 제작해놓은 화장품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그 처리에 부심하고 있는 업체들도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소상공인 경영자금을 긴급지원하고 나섰으나 상당수가 요구하는 서류를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각종 재난자금이 지원됐지만 아예 수령하지도 못한 자영업자들이 많다. 이자를 지원해준다고 하고 저신용 소상공인들도 1,000만원까지 지원 가능하도록 하겠다는데도 세금완납증명서를 요구하자 세금이 적체된 업체들은 아예 포기를 해버리고 있다. 어려운 업체의 지원이 아니라 이는 잘나가는 업체들을 중복 지원하는 격이라는 볼멘소리까지 들린다. 정작 어려운 업체들은 사각지대에 놓여 먼 산 바라보고 있다. 상대적 박탈감으로 고통과 한숨만 더 커지고 있다.
어려운 시기 고통을 배가시키는 일도 있다. 의정부에서는 중학생 두 명이 경전철에서 70대 노인의 목을 조르고 폭행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또 서울 양천구에서는 입양아 학대살인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우리 사회의 근간을 무너트리는 후안무치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아동복지회에서 8개월 여자아이를 입양해 장기간에 걸쳐 심하게 학대하는 바람에 16개월이 되었을 때 죽음에 이르게 한 천인공노할 아동학대 사건이다. 방송을 통해 알려진 이 인면수심의 사건실체를 접한 국민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를 정도였다. 소시오패스 전형을 보게 된다. 그런가 하면 안산의 어린이집 보육교사 30대 여성이 두 살 배기를 학대해 발목이 골절되는 상해를 입힌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울산의 한 공립어린이집에서는 보육교사가 3살 원생에게 물고문에 가까운 학대정황이 추가로 발견되어 재수사에 들어가기도 했다. 인천의 한 국공립어린이집에서는 집단 아동학대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이 CCTV를 분석한 결과 보육교사들이 분무기를 이용해 10여명의 원생들의 얼굴에 물을 뿌리거나 발로 차는 학대정황이 확인됐다. 심지어 원생들을 사물함에 넣은 뒤 문을 닫는 학대교사도 있다고 한다. 실제 방송을 통해 알려진 학대상황이 상상을 초월해 공분을 사기도 했다. 대부분 20∽30대 여성들로 무려 6명의 보육교사가 경찰에 소환됐다. CCTV가 설치되어 있어도 이 정도인데 없다면 얼마나 더할지 불문가지이다. 한마디로 제정신이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도 걱정인 학부모들이 아동학대의 두려움까지 겹쳐 이래저래 고통이 극심해지고 있다. 강력한 처벌을 국민들을 촉구하고 나서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는 이제 서민경제를 초토화시키고 있다. 재난지원금 100만원, 200만원을 준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생색만 내는 경영안정자금 지원은 오히려 가득이나 어려운 자영업자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실제 어려운 소상공인들이 자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요건을 대폭 완화하지 않는다면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어떤 은행을 마감일 오후에 들러 자금지원을 접수하러 가자 오전에 마감됐다며 소상공인들을 돌려보내는 사태까지 빚었다. 가득이나 어려운 자영업자들을 우롱하는 듯한 처사에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마치 코로나로 극심한 경영난에 허덕이는 소상공인들에게 큰 도움을 주는 양 이자를 줄여주고 신용도가 낮은데도 지원을 하는 것처럼 하지만 세금이 조금이라도 체납되어 있으면 아예 초장부터 탈락이다. 상대적 박탈감이 너무 크다. 착한 임대업자들도 임대료를 절반으로 줄여줘도 그동안 자영업자들이 장사가 되지 않아 임대료 적체가 극심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6개월간 천 만 원의 임대료가 밀린 것은 보통이다. 그러니 얼마나 고통스러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문제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확진자는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지방자체단체들은 문자를 발송하며 확진자 발생현황을 보내고 있는데 n차 감염으로 이어지고 있다. 어떻게 전파됐는지 아리송하다. 한 사람이 감염되면 가족감염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주변 접촉으로 이어진다. 5인 이상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됐지만 일부 식당이나 업종을 보면 이런 것이 무색할 정도의 모습도 보인다. 사회적 피로감이 매우 커지고 있다.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은 여전히 잠재적인 위협요소가 되고 있다. 자칫 한 사람이라도 감염자가 탑승하여 전파시키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도 우려된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달 말까지 연장하여 코로나 사태를 진정시키고자 하지만 이로 인한 후유증은 실로 엄청나다는 지적이다. 어쩌다가 이 지경에 처해 있는지 한심할 지경이다. 지금은 대책 없이 마스크에만 의존하고 있다. ‘복불복팬데믹이’란 말이 그래서 나오고 있다. 지금은 장례절차도 단순치 않다. 사망자의 코로나 감염여부를 확인하고 양성이 나오면 가차 없이 화장해 버린다고 한다. 그나마 음성이 나와야 간단하게나마 장례를 치룰 수 있을 정도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고통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국민정신건강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그렇다고 정치인들이 고통 받는 국민들을 위해 진정한 눈물을 짓고 있는 것도 아니다. 눈만 뜨면 향후 정치권력을 어떻게 장악해 나갈까하는 탐욕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듯하다. 대립과 갈등의 연속이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전개되는 각종 사건들이 휴화산처럼 잠재되어 언제 떠질지 모를 지경이다. 올해 재·보궐선거에 이어 내년 대선에 이르기까지 이제 대한민국이 선거전으로 난리를 피울 것이 분명하다. 국민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극심한 고통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허우적거리고 있는데 오로지 검찰개혁타령이나 하고 공수처타령이나 하고 있으니 참으로 억장이 무너져 내린다는 것이 서민들의 울분이다. 지도층의 비리나 부정부패는 당연히 일벌백계해야 한다. 국민 그 누구도 대한민국 지도층들이 불법과 부정부패를 자행하라고 권한 적이 없다. 공수처가 없더라도 고통 받는 국민들을 위해서도 이 나라에 국민을 기만하는 불법과 비리의 지도층 위선은 척결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무엇보다 이 난국에 코로나 백신이 하루빨리 보급되어 먹고사는 경제문제만이라도 제자리를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 매우 크다. 점점 양극화의 골도 깊어만 간다. 국민들이 처음 경험하는 이 시대 고통의 터널이 너무나 길기만 하다. 물론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것도 잘 알지만 고통의 시대 갈 길이 먼 것 같다. 하지만 이를 이겨내는 것도 우리 국민들의 몫이다. 분명한 것은 아무리 힘들더라고 아동학대교사나 입양아 학대살인자처럼 인면수심의 막가파 불량인생만큼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얽히고설킨 코로나 고통의 시대 거짓과 위선퇴치운동과 올바른 인간성회복운동이라도 벌여야 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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