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한국국토정보공사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 대전동부지사장

「우리」란 무엇인가? 사전을 찾아보니 4가지가 나온다. 나는 두 가지만 알고 있었다. 내가 아는 「우리」는 첫 째 「대명사」로 여러 사람을 가리키는 일인칭인 「우리」, 두 번째 「명사」로 가축을 가두어 기르는 「우리」가 있다. 나는 여기서 가축을 가두어 기르는 「우리」를 메타포(Metaphor)*적으로 말하고 싶다.

한자에 「수(囚: 가둘 수)」자가 있다. 이는 죄인을 우리에 가두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만 가둔 것으로 본다. 본인의 생각이 고정관념에 갇혀 있거나, 내가 머무는 곳에서 안주하려 하면 이 또한 갇혀 있는 것이다. 자신을 가축우리에 가둔 듯 자신의 생각과 다른 생각은 틀리며, 자신의 뜻과 다른 뜻을 가진 이는 적으로 간주하는 것은, 최고로 사랑해야 할 본인을 죄인(囚)으로 만드는 것이나 다름없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내 뜻과 다른 뜻을 포용하는 사람이 진정한 우리(□)를 깨버린 사람(人)일 것이다.

군자불기(君子不器)란 글이 생각난다. 내 풀이가 맞을지 모르지만, 꿈 보다 해몽이다. 유교에서 군자(君子)란? 경지에 오른 깨우친 사람을 칭한다. 즉 불교에서 부처와 같은 뜻이다. 불기(不器)는 그릇이 없는 것으로 직역이 되는데, 그릇은 눈에 보이는 그릇이 아니라, 군자는 우리(□)를 깨어 즉 그릇같이 일정한 고정 된 틀이 없는, 때에 따라 상황과 관계에 맞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풀이하고 싶다.

나는 얼마 전에 그동안 쓰던 결재도장을 바꾸었다. 기존의 결재 도장은 「珍」 형태였다. 나는 보이는 것부터 바꾸자는 뜻에 도장의 「우리(□)」를 없애 「珍」 만 나오게 바꾸었다. 내 이름을 고정 된 틀 안에 넣어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 주었던 것이다. 얼마나 꽉 막힌 상황인가? 그래서 내 자신부터 하나하나를 관찰(觀察)하고 우리(□)를 찾아내어 깨기로 했다. 우리(□)를 찾아내어 깨는 것이 성찰(省察)하는 과정이 될 수 있을 것이며, 그런 성찰을 하다보면 지혜로운 통찰(洞察)의 단계에 오를 것이다. 이런 과정이 군자가 되어가는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금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그 핵심은 스마트사회이며, 스마트사회를 선도하는 것은 통찰하는 사람일 것이다. 나는 앞으로도 스스로 선택해 나갈 것이다. 깰 것인가? 갇혀 있을 것인가?

도장부터 우리(□)를 깨버렸더니 많은 것이 달리 보이기 시작한다. 업글인간「Elevate Yourself」이 되어가는 것도 같고, 이제부터 출발이다. 군자의 길로~~~

* 메타포(Metaphor): 행동, 개념, 물체 등이 지닌 특성을 그것과는 다르거나 상관없는 말로 대체하여, 간접적이며 암시적으로 나타내는 일.(=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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