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태논설고문


대한민국 헌법 제 1조 1항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2항에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되어 있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함축하고 있다. 늘 강조되는 대목이다. 국어사전을 보면 주권(主權)은 ‘가장 주요한 권리’를 말한다. 권력(權力)은 ‘남을 복종시키거나 지배할 수 있는 공인된 권리와 힘으로서 특히 국가나 정부가 국민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강제력을 이른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권력을 국민으로부터 나오지만 위임된 권력은 주권자인 국민에게 강제력을 갖게 되는 이율배반의 모순도 갖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민주공화국으로서 국민으로부터 제공된 권력이 남용되지 않고 올바르게 사용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래서 정당이라는 것이 등장해 권력을 쟁취하는 것을 목적으로 자신들의 정당성을 내세우며 주권자인 국민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헌법정신에 부합하는 올바른 권력을 행사하지 않고 국민을 강제할 수 있는 권력이 주어졌다고 ‘조자룡 헌 칼 쓰듯’이 함부로 남용한다면 그 폐해는 국민이자 나라의 불행을 자초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물론 이는 선거를 통하여 이른바 국민심판이라는 이름으로 단죄되지만 악용할 경우 국민 불행이자 비극일 수밖에 없다. 국민을 위한 위정자인지 아니면 권력을 위한 위정자인지는 국민들이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권력자가 국민 분열의 단초가 되고 권력을 위한 암투로 헌법정신을 훼손하고 있다면 결국 심판자는 국민뿐이다.
요즘 대한민국은 7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최고의 통치 권력을 쟁취하고자 나선 자천타천의 대통령예비후보들로 군웅할거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국민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후보군에서부터 하위권에서 미미한 지지를 받고도 내가 대통령 적임자라는 듯이 나서고 있는 인물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이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대통령감이 많이 있는 줄 몰랐다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국민들의 공감이나 지지와 상관없이 우후죽순처럼 나오니까 누가 누군지 헷갈릴 정도가 되고 있다. 이들은 지지 세력들을 등에 업고 SNS를 통해 자신들을 알리기에 엄청난 활동력을 과시하고 있다. 문제는 대통령선거 분위기가 참으로 혼탁하다는 점이다. 후보들의 신상털이가 이른바 검증이라는 이름아래 추하게 펼쳐지고 있다. 과거에 늘 보아오던 정치행태가 그대로 재현되고 있는 것을 국민들은 접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듣던 마타도어, 즉 흑색선전이나 중상모략, 허위사실 등이다. 물론 네거티브 전략도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허위사실인 듯이 아니고 아닌 듯 진실인 것이 있으니 그것이 문제이다. 요즘 시대에도 검증이 되지 않은 채 유언비어처럼 둔갑되어 있다. 만약 드러난 문제나 흠결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대통령후보는 물론 정치일선에서 물러나야 할 정도로 중차대한 사안이라는 점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국민을 위한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시정잡배와 같은 편력을 갖고 나선다면 이는 양두구육에 다름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권력을 쥐고 국민을 괴롭히는데 앞장서는 것은 무엇보다 헌법정신을 우습게 아는 인성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한다. 대한민국이 헌법정신 위에서 세웠다는 사실을 바로 보지 못함이다.
대한민국의 건국에서부터 역대 대통령들까지 선거판에 등장하며 이른바 이념논쟁이 뜨겁다. 국민들의 현실적인 고통을 외면한 채 ‘아무 말 대잔치’가 대통령선거판에 등장하고 있다. 상대방에 대한 비방과 험담에 혈안이 되어 있는 후보들의 모습을 볼라치면 과연 이 사람들이 대통령감인지 시정잡배들의 대리인들인지 알다가도 모를 지경이다. 한마디로 수준이하의 졸작인 사람들이 마치 자신들이 국민을 위한 대통령감이라는 논리를 내세우는 것을 보면 참 정치가 묘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해가 된다. 과연 선진국에 진입했다는 대한민국의 정치수준과 인물 군이 이런 정도인가를 돌아보면 국민들의 한숨소리가 절로 나오는 듯싶다. 갈등과 응어리를 풀어내고자 하는 진심어린 통치철학을 찾기가 힘들고 그저 사탕발림 같은 말의 향연이 끊이질 않으니 국민들만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심지어 미래에 대한 불안감마저 커지고 있다. 국민축제가 되어야 할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무슨 작당과 야합, 정치술수들이 등장할지 걱정되는 상황이다. 민주공화국이라는 헌법정신이 권력쟁취라는 정치적 목적달성을 위해 훼손되지나 않을지 걱정이 앞서는 대목이다. 과거를 들춰내고 벌집을 쑤시며 난장판이 되고 있는 선거판을 보고 있노라면 권력을 잡으려는 정치인들의 추한 단면을 보게 된다. 아무런 감동이 없는 공허한 말들로 국민들의 환심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착각 중에 착각이다. 바로미터가 되는 여론조사마저 요즘 불신의 대열에 올라서고 있다. 만일 조작된 여론조사가 등장한다면 이 역시 훗날 역사적 심판대에 오를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역시 역사의 심판대에 오르는 대선도 쌈판이 아니라 진정 국민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화합과 상생의 나라를 만들어 주권자인 국민에게 보답한다는 통치철학을 가져야 한다. 국민이 주는 권력을 국민에게 행사하는 강제력에 몰두하는 정치는 퇴출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되새겨야 한다.
제헌절의 의미도 되새기며 7월도 중순을 넘기고 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코로나도 기승을 부리며 국민들의 정신건강마저 예사롭지 않다. 자영업자들은 그야말로 초토화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폐해는 상상을 초월하는 지경이 되고 있다.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은 군웅할거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는데도 국민고통에 진정한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기가 힘들다. 대통령을 왜 하려고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을 힘들게 하고 나라를 거덜 내는 대통령을 국민은 원하지 않는다. 마이동풍, 마이웨이의 정치는 국민고통의 산물이다. 내년 3월 9일 대통령선거를 7개월여를 앞두고 본격화되고 있는 정치흐름도가 주목된다. 민주공화국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 분명하다. 대한민국에 산적한 현안들을 정의롭게 해결해 나가며 미래비전을 바로 제시하는 진정한 영웅의 탄생을 고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바로 서는 대한민국을 이끌 지도자의 탄생이 절실하다. 지금 군웅할거시대 같지만 그래도 이 가운데 대통령은 분명 나올 것이다. 훌륭한 대통령이 선출되고 코로나도 물러가고 경제도 회복되고 국민들의 웃음소리가 넘쳐나는 행복한 날이 하루빨리 다가오길 국민들은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내년에 실감하게 될 것이다. 마타도어나 네거티브가 판을 치더라도 이에 부화뇌동하지 않고 올바른 주권을 행사해 나라의 올바른 지도자를 선출하는 것은 분명 국민들의 몫이자 후대를 위한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헌법정신이다. 대거 등장한 대선 후보들을 지금부터라도 주인정신으로 바로 지켜보아야 한다. 권력은 국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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