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태논설고문


내년도 대선이 3월 9일이니까 20대 대통령 선거도 6개월여를 남기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여야는 이른바 경선에 돌입하고 있다. 토론회를 개최하고 자신들이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자천타천의 후보들이 난립하고 있다. 여당에서는 6명이 1차 경선을 통과해 최종 결정을 위한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이에 맞서는 주요 야당은 13명이 나서서 그 이름을 올리고 있다. 물론 군소정당 후보들도 있지만 관심밖에 머물러 있다. 분명 여야를 막론하고 이들 가운데 누군가 한명이 내년 선거를 통해 대한민국을 이끄는 대통령으로 탄생할 것이다. 내년 대선은 축제 중에 축제이건만 국민들은 현 상황을 걱정스런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우리 옛 속담에 "싸움 좋아하는 사나운 개 콧등 아물 날 없다". “누워서 침 뱉는다.”는 말이 있다. 요즘 정치판에 어울리는 말이 아닌가 싶다. 야당은 연일 당대표와 후보 간의 갈등이 상상을 넘어서고 있다. 연일 쌈판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수준 낮은 쌈판이 이어지니 국민들의 식상함이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다. 실망감이 여론조사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야당의 절박함이나 대범함이 전혀 보이질 않고 있다. 당 전체가 이러니 마치 난파선을 바라보는 느낌이다. 어쩌다가 이렇게 정제되지 못한 정당으로 전락했는지 안타깝다. 젊은 당대표를 통해 신선한 바람을 기대했던 국민들은 실망감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본질을 벗어나도 한참 벗어나서 누워서 침 뱉는 형국이다. 대선 전략도 보이질 않고 연일 말싸움이 끊이질 않고 있으니 이를 정상으로 바라보는 국민이 얼마나 될지 자못 궁금하다. 여기에다 틈만 나면 으르렁 거리고 싸움을 하자고 달려든 형국이니 황당하기 그지없다. 이런 평지풍파인 쌈판을 언론이 놓칠 리가 없다. 휴대폰 녹음과 폭로전에서부터 무슨 경선버스 난장판 스토리에 이르기 까지 아군끼리 총을 겨누며 쏘아대는 모습이 추하기까지 하다. 국민들이 이런 모습을 공감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착각 중에 착각이다. 하는 행태를 보면 이 코로나 난국에 국민의 고통은 보이질 않고 마이동풍식이고 병정놀이를 하는 것 같다. 대선을 앞두고 등 가려운데 발바닥을 긁고 있는 형국이다. 본질을 한참 벗어나 중량감마저 잃고 있다.
여당 후보들의 난타전도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주요 후보들의 폭로전을 보면 대통령 감을 찾기가 힘들 정도이다. 난장판도 이런 난장판이 없다. 아군인지 적군인지 모를 정도의 자중지란이 펼쳐지고 있다. 이들의 셈법이 무엇인지 언론들이 각종 분석들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합종연횡인지 아니면 막판뒤집기 인지 도무지 국민들은 헷갈리고 있다. 최근에 등장한 모 후보의 이천 화재 당시 유튜브 먹방 촬영 논란이 뜨거운 쟁점으로 등장했다. "모든 일정을 즉시 취소하고 더 빨리 현장에 갔어야 마땅했다는 지적이 옳다"며 뒤늦게 사과를 했지만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앞으로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 분명하다. 내로남불의 처신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경기도 관광공사 사장 선발에 이르기 까지 치고받고 난리가 아니다. 서로의 내상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자체 경선을 떠나 본선에서는 이보다 더한 치열한 폭로전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이번 대선전에서 보이는 모습에는 코로나 난국에 국민고통에 대한 진정한 눈물이 보이질 않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를 비롯해 부동산 문제, 청년 취업문제, 안보문제 등 산적한 현안에 대한 속 시원한 정책제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오로지 아군적군 가리지 않고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보니 차분하게 감동적인 정책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후보는 내놓는다는 것이 황당한 부동산 정책을 제시하며 국민들의 비웃음까지 사고 있다. 국민들의 눈높이를 우습게 하는 후보들의 정치행태에 벌써부터 실망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동안 대한민국이 걸어온 길을 살펴보고 오늘의 난국의 원인과 해법이 무엇이며 내일을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 고뇌하는 큰 그릇이 있는지 의구심마저 들고 있다. 군웅할거시대를 방불케 하는 후보들의 난립을 보며 진정한 영웅이 누구인지 자못 궁금하다. 물론 이 가운데 있을 것이다. 내년 3월 9일이면 이 가운데 한명이 대통령으로 등장할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모든 후보들에게 충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는 투철한 통치철학이 있어야 하며 국민의 고통과 눈물을 헤아리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분명히 깨닫고 국민행복을 위한 미래비전을 갖추어야 한다는 점이다. 삐뚤어진 이념타령과 국민 분열의 단초를 제공하는 자세로는 대한민국의 내일을 기약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직시해야 한다. 아프가니스탄의 몰락이 보여주는 교훈을 남의 나라 일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유비무환의 자세로 나라와 국민의 안위를 생각하는 지도자의 모습을 갖춰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여당이든 야당이든 지금 같은 모습은 국민들이 기대하는 모습이 아니라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20대 대통령선거전을 통해 국민들이 새로운 희망을 되찾을 수 있도록 후보자들은 물론 각 당의 지도부들은 대오각성하기를 촉구한다. 혼탁한 대선전의 모습인 작금의 정치행태는 참으로 추잡하고 저급하기 그지없다는 비난이 참으로 거세다. 국민의 뜻이 아니다. 정제정돈과 자정 노력이 선결되어야 한다. 추잡한 쌈판정치나 비열한 정치는 대선을 망치고 패가망신의 지름길임을 명심해 진정한 지도자를 선출하는 축제로 승화시켜야 한다. 꼼수와 술수가 아닌 멋진 정책대결로 희망의 대선이 되길 국민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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