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태논설고문


11월부터 단계적 일상회복, 다시 말해 ’위드(with)코로나‘로 방역체계가 바뀐다. 방역수칙도 완화된다. 이른바 코로나와의 공존이다. 그동안 전국의 완전백신접종완료율이 74%가 넘어섰다. 그렇지만 여전히 2천명을 넘는 신규확진자가 연일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직장과 학교, 병원 등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불안감은 여전하지만 공존의 시대가 왔다. 코로나 앞에 붙는 영어 ‘with’의 뜻은 그야말로 함께 한다는 뜻이다. 부사인 ‘together’라는 단어와 의미와 같지만 with는 전치사로 명사를 동반하여 전치사구로 쓰인다. ‘with covid19’는 ‘코로나와 함께‘, ’코로나와의 공존‘이다. 코로나와 함께 사는 시대로 들어서는 11월은 어떤 의미에서는 지긋지긋한 코로나의 탈출구로 향한다는 의미도 던져주고 있다. 한편으로는 반갑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집단감염우려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무조건 좋아할 수만은 없는 것도 사실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발표한 단계적 일상회복 이행계획 최종안을 보면 11월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1단계가 시작된다. 백신미접종자 4명을 포함해 수도권은 10명, 비수도권은 12명까지 모일 수 있다. 동창회, 동호회, 직장 내 회식, 온라인 카페 정기모임, 가족•친구 등 친목모임 등과 같이 친목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모든 사적 모임이 대상이다. 식당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도 운영시간 제한이 풀려 24시간 영업이 가능하다. 다만 미접종자는 식당, 카페에서 4명까지만 모일 수 있다. 유흥시설과 헬스장 등 고위험시설에는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도입하고 1~2주의 계도기간이 주어진다. 방역조치는 3단계에 걸쳐 완화되는데 생업시설인 다중이용시설에서 대규모 행사, 사적모임 순으로 완화된다. 11월 1일부터 1단계를 4주간 시행한 뒤 2주의 평가기간 동안 예방접종완료율, 유행규모 등이 안정적인 상황인지 판단해 다음 차례 개편 이행 여부가 결정된다. 3차 개편 시에는 사적모임 인원 제한을 해제하여 직장, 학교, 동문회, 동호회, 향우회 등의 대규모 식사모임(송년회, 신년회 모임)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위축됐던 각종 행사의 숨통도 트이게 됐다. 지역축제나 설명회, 공청회, 토론회, 기념행사, 수련회, 사인회, 강연, 대회, 훈련 등과 결혼식, 장례식, 피로연, 돌잔치 등 행사·집회는 접종자·미접종자 구분 없이 100명 미만이 참석 가능하다. 접종완료자 등만 참여할 경우에는 500명 미만도 허용된다. 11월부터는 각종 축제에서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의 본격적인 행보가 예상된다. 그동안 지역축제가 위축되어 지역 문화예술업계가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각종 모임이나 연수 등도 마찬가지로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그동안 숨죽였던 각급 기관단체의 공청회와 수련회 등 각종 행사도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보여 일상을 회복하는데 큰 도움이 예상된다.

백신패스도 많이 요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1차 개편에서는 고위험시설과 감염취약시설을 이용할 때는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이른바 백신패스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노래연습장이나 실내체육시설 등 13만개의 고위험시설을 이용하거나 의료기관, 요양시설 등 감염취약시설에서 환자를 면회할 때는 접종완료증명서 혹은 PCR 음성확인서가 필수적이다. 2차 개편 시에는 100인 이상 대규모 행사·집회에 적용하게 된다. 정부는 예방접종 완료증명은 COOV앱 등 전자 증명서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위드코로나 시대에 백신패스는 또 하나의 필수 중명서가 되고 있다.

주목하게 되는 것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중환자실·입원병상 가동률이 75%를 넘거나 확진자가 급증하는 등 위기상황이 오면 '비상계획'도 검토된다는 점이다. 정부는 방역패스 확대와 사적모임 제한 강화, 병상 긴급확보 등의 조치를 통해 방역상황을 안정화할 계획이지만 비상계획 실행 기준은 방역의료분과 논의를 거쳐 향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단계적 일상회복을 위한 의료대응체계는 기존 모든 확진자를 병원, 시설 등 격리를 통해 치료하였던 방식에서 재택치료 중심으로 전환하고, 타 질환자 대상 진료에 차질 없이 코로나19 진료도 지속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체계를 구축한다. 이를 위해 무증상·경증 환자의 경우 재택치료를 중심으로 안전하게 관리를 받을 수 있다. 재택치료가 어려운 경우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는 것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이번 조치는 이제 코로나와의 공존시대에 돌입했다는 점에서 엄청난 의미가 주어진다. 그렇다고 마스크를 벗어던지는 것은 아니다. 어찌 보면 그동안에도 알게 모르게 ’위드코로나‘ 속에서 살았다.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 시 그래왔다. 그러나 이를 애써 외면해 왔을 따름이다. 이제 식당이나 다중이용시설들의 시간제약이 풀리고 인원도 수도권 10명, 비수도권 12명까지 수용이 가능해짐에 따라 영업활성화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자영업자들의 아우성이 거리를 메우고 눈물겨운 폐업과 휴업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만시지탄의 감은 있으나 정말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무조건 안심할 수만을 없다. 코로나가 종식된 것이 아니라 공존하기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해 다시 강화될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방역수칙을 잘 준수하고 늘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는 전제가 수반된다. 아마도 미접종자들은 여러 가지 제약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백신패스를 요구하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이제 위드코로나 시대의 생존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흐트러진 일상을 다시 되찾아야 하며 사회적, 경제적 동력을 시급히 회복하기 위해서 그렇다. 하루빨리 민생의 안정을 되찾아야 한다. 우리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인해 너무나 많은 것을 잃었다. 비정상적인 사회 환경 속에서 중요한 많은 일들을 하지 못했다. 물론 아직도 집단감염의 복병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위드코로나‘ 1단계를 지나 2,3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아직도 해결해야할 많은 문제가 산적해 있다. 앞으로 위드코로나로 펼쳐지는 사회적 변화가 자못 궁금하다. 아마도 각종 축제와 행사가 봇물이 터질 것 같다. 연말연시 각종 모임도 마찬가지다. 위드코로나 1단계가 아무 탈 없이 순기능만 작동하기 바랄 뿐이다. 이제야 포스트코로나를 향한 조심스런 첫발을 내딛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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