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경찰서 성연파출소 경장 최정우

한국보건사회연구원<생애주기별 아동학대 경험의 상호관계성 연구>에 따르면, 만 18세 미만의 청소년 자녀를 두고 있는 19세~59세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아동 시기에 폭력 또는 학대를 경험한 성인 중에서 41.6%가 부모가 되어 자녀를 낳으면 자신의 자녀에 대해 학대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조사결과가 보여주듯 과거의 가정 내의 폭력, 즉 아동학대는 결국 되풀이되어 가정폭력과 아동학대가 끊임없이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한국의 아동학대 실태는 그만큼 이미 심각한 수준이라는 뜻이다. 이와 관련하여 보건복지부 자료에 의하면 최근 2019년 아동학대 의심 신고 건수는 3만 건을 넘어서고 있다. 이중 아동학대 가해자 유형에서 부모가 70% 이상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조사결과가 나타났다.
지난 6월 초, 천안시 서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9세 A 군이 7시간 넘게 여행용 가방에 갇혀 있던 중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사건이 있었다. A 군은 발견 즉시 인근 병원으로 이송하였으나, 결국 이틀 뒤에 사망하였다. 사건의 발단은 숨진 A 군의 계모인 성 모 씨가 A 군이 거짓말을 한다는 이유로 훈육 차원에서 여행용 가방에 가둔 후 약 7시간 동안 내버려 두었다가 생긴 일이다. 경찰 조사에서 계모 또한 역시 과거에 학대 경험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듯 최근 사회에서 만연해 가고 있는 아동학대가 계속하여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자녀를 소유물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소유물로 취급하다 보니, 아동의 감정 심리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내 마음대로 다룰 수 있다는 학대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 이 같은 이유로 아동학대는 재발률도 높은 상황이다.
또, 부부 갈등 및 폭력, 부모의 어린 시절 학대 기념, 원하지 않는 임신, 물질 관련 문제, 기타 고용 및 재정적 어려움 문제 등도 아동학대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나날이 증가하는 아동학대를 근절하기 위해서 주변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할 때이다. 주위에 있는 아동을 보았을 당시에, 아이의 몸에 상처가 나 멍이 있거나 더운 날씨에도 긴 팔, 긴바지를 입고 다니거나, 위생상태가 좋지 않고, 심하게 마른 모습이 확인되는 등을 아동학대와 관련된 징후로 보인다면 관심을 가지고 112에 신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심을 통해 아동학대 예방 및 조기에 발견하여 국민의 인식개선과 학대 예방이 필요하다.
추가로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관심만을 강조하되 실제적인 대책을 구축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사례에서 이웃 주민이 A 군은 학대 의심 신고를 수차례 하였고, 이후 A 군을 관련 아동 전문 보호기관으로 인계했었다. 그러나 기관에서 A 군을 ‘학대로 보이지만 원래 가정으로 다시 보호조치 한다.’라는 결론을 내려 다시 계모의 품으로 돌아가 그러한 학대를 당하고 사망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이렇듯 아동학대의 위험에 노출된 아이들에게 관심뿐만 아니라 그러한 아이들이 더 학대의 피해를 보지 않도록 구체적인 사후 대책을 마련과 그에 따른 구체적인 예방법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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