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자들 참여 기회 문 넓어지길

 

탐자순재(貪者殉財)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탐욕스러운 사람은 재물을 위해 목숨까지 버린다는 뜻으로, 이런 재물 때문에 목숨을 잃음을 이르는 말이다. 소위 '빌라왕'의 전세 사기 피해자가 또 숨졌다. 올 들어 네 번째다.

정작 죽을 사람은 후안무치한 ‘빌라왕’이건만 애먼 피해자가 또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사회적 충격이 큰 즈음이다. 참고로 전세 사기 가해자인 '빌라왕은 지난 2020년부터 작년까지 수도권 인근의 빌라와 오피스텔을 무려 1,139채나 갭투자로 사들였다고 한다.

 

세상엔 이처럼 극악무도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원봉사로 아름다운 동행을 실천하는 정운엽 단장 같은 향기로운 사람도 있다. 작년 가을 <제33회 대전 서구민의 날 기념식>에서 영예의 ‘자랑스런 서구인 상’을 수상한 정운엽 곰두리 자원봉사단장은 대전시 서구 가수원동768-3에서 [서진학원]을 경영하고 있다.

정운엽 단장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는 많다. 작년에 서구청과 적십자사의 가교역할을 통해 노루벌적십자생태원 조성에 기여한 공적에서 보듯 환경 부문의 적극적 행동가다. 20여 년 이상의 자원봉사에 빛나는 곰두리 자원봉사단장에서는 봉사의 달인임이 드러난다.

 

이뿐만 아니다. 학원을 운영하다 보니 공부는 잘하는데 정작 문제는 돈이 없어 학원을 등록조차 못 하는 학생이 많다는 걸 발견했다. 고난의 베이비붐 세대로써 정 원장은 동병상련(同病相憐)으로 마음이 찢어지게 아팠다.

어떤 곤란과 환경에서도 교육만큼은 결코 포기해선 안 된다는 결심이 그를 자원봉사의 한복판으로 견인했다. 어려운 환경의 학생에겐 학원비를 감면해 주거나 아예 안 받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이를 계기로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게도 눈길을 돌렸다. 관내 독거노인과 장애인, 다문화 가정 등 소외계층에게 사랑과 물질적 도움을 병행했다. 현충원 묘비 닦기와 태극기 달기 봉사활동 외에도 청소년과 함께 거리 정화 및 캠페인에도 열심히 참가했다.

정운엽 단장은 특히 미래 사회를 이끌어 갈 청소년들의 도덕과 교육, 나눔과 배려에도 방점을 찍었다. 공부도 좋지만 정작 더 중요한 것은 다양한 봉사활동과 지역사회에 이바지하려는 태도, 이타심에서 발로한 적극적 실천이야말로 사실은 그보다 상위(上位)에 있음을 간파했다.

 

이 밖에도 정운엽 단장은 청소년들과 함께 우주 탐사, 꽃길 조성 및 갑천변 정화. 경기 진행 도우미, 이.미용 및 생활 보조 도우미 등 이웃 간 서로 협력하는 마음의 고양(高揚)에 있어서도 게으름을 피우지 않았다.

또한 농작물 나눔과 무료 급식 비용 마련을 위해 텃밭을 학생들과 7년간 운영하고 있는데 이 역시 불우이웃과 어려운 노인 등과 공유하려는 먹거리 나눔 등의 봉사 영역이다.

 

이러한 그동안의 공적을 인정받아 정운엽 단장은 2021년 12월 7일 열린 [제16회 대전자원봉사자의 날 기념식]에서는 영예의 행정안전부장관상 수상이라는 쾌거까지 이뤘다. 2022년 12월에는 대전광역시 교육감 표창도 받았다. 자신의 공훈이 알려지는 것을 꺼려하는 정운엽 단장을 어렵사리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정운엽 단장은 “학원 경영난으로 많이 힘들다”며 “관청에서 실시하는 복지 관련 프로그램 공모사업에 저희 같은 봉사자들의 참여 기회의 문이 넓어질 것과 소상공인 지원의 대상 역시 확장과 저리(低利)의 양두마차가 돼 주길 바란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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