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수 패러다임 전환 대책’ 발표… AI 홍수특보 발령지점 75→223곳 확대

▲ 대청댐 모습.

정부가 올해 1조 2000억 원의 치수 예산을 내년에는 2배 가까운 2조 원으로 늘려 홍수방어 기반시설을 대폭 확충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7일 제32회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일상화된 극한호우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키고자 이같은 내용의 ‘치수 패러다임 전환 대책’을 보고했다. 

이에 댐 건설, 지류·지천 등의 정비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내년 5월부터 인공지능을 활용해 홍수특보 발령지점을 기존 75곳에서 223곳으로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홍수특보 문자에 개인별 침수우려지역 내 위치여부 확인기능을 추가하고 운전자가 홍수특보 발령 지점 인근에 진입시 내비게이션에서 ‘경고’ 신호를 보내는 등 안전체계를 마련한다. 

이번 대책은 그동안의 치수 정책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홍수 대비체계(패러다임)를 획기적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상화된 극한호우에도 국민이 안전한 사회 구현’ 비전 실현을 위해 지류·지천 등 그동안 치수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빈틈을 메우겠다는 것이다. 

또한 국민 입장에서의 치수 정책으로 전환함으로써 실제 현장에서 작동되어 국민 안전을 실질적으로 책임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홍수방어 인프라 획기적 확대

유역 면적이 크거나 홍수가 발생할 경우 피해가 큰 지방하천을 국가하천으로 점진적으로 승격해 2027년까지 국가하천 구간을 기존 3602㎞에서 4300㎞까지 확대한다.

또한 지방하천 중 국가하천의 수위 상승에 영향을 받는 구간은 배수영향구간으로 지정해 환경부가 직접 정비하게 되며, 내년에는 배수영향구간 38곳을 정비한다.

퇴적토가 많이 쌓였거나, 나무와 풀이 자라나는 등 물의 흐름이 정체된 곳을 중심으로 준설사업을 실시하고 하천기본계획을 전략환경영향평가 대상에서 약식전략환경영향평가 대상으로 전환한다.

특히 하천기본계획 수립 때 전략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 평가 항목이 검토된 하천정비사업은 환경영향평가를 생략해 적기에 하천정비를 추진할 수 있도록 한다.

기후변화에 따른 극한홍수 대응을 위해서 신규 댐 건설을 통한 물그릇 확대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이를 위해 지역의 건의와 유역별 치수·이수상황을 검토해 내년부터 필요한 지역에 적정 규모의 신규 댐을 건설하고 저수지 등 기존 댐의 재개발(리모델링)을 추진하기 위한 10개 댐 기본구상을 실시한다.

아울러 예비타당성 조사 비대상인 규모가 작은 댐에 대해서는 타당성 조사도 함께 추진한다.

집중호우 때 상·하류(댐·하천 등)의 상황을 면밀하게 고려한 댐 최적방류를 지원하기 위해 ‘댐-하천 가상 모형(디지털 트윈) 물관리 기반(플랫폼)’도 내년 중 구축해 댐 상·하류지역의 홍수 안전을 강화한다.

대규모 피해를 유발하는 도시침수에 대응하기 위해 하수도 설계용량을 초과하는 극한홍수에 대한 방어 기반시설 구축도 가속화한다.

이에 2028년까지 서울 광화문과 강남역 지역에 대심도 빗물터널을 설치하고, 도림천과 한강을 잇는 지하방수로를 건설해 극한홍수에 대비한다. 

2013년부터 추진한 상습침수지역에 대한 ‘하수도정비중점관리지역’ 지원사업도 올해 대비 2배 이상 확대할 방침이다. 

◆ 치수안전 체계 확립

내년 3월부터 시행하는 ‘도시하천유역 침수피해방지대책법’에 따라, 통상적인 홍수대책만으로는 피해 예방이 어려운 지역은 국가가 직접 ‘특정도시하천 침수피해방지 기본계획을 수립해 특별히 관리한다.

이 과정에서 인구밀집도가 높거나 중요산업시설이 위치한 유역의 침수방지시설에 대해서는 홍수방어목표를 관계법령에서 정한 기준 이상(필요시 500년 빈도 이상)으로 강화한다.

홍수취약지구 관리도 강화해 하천협회·한국수자원공사 등 전문기관과 함께 홍수기 전(2~3월)·중(8월)·후(10 ~11월) 하천시설을 일제 점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홍수취약지구 지정 누락을 방지하고, 긴급정비가 필요한 구간이 확인될 경우 조속히 보수해 홍수피해를 예방한다.

현장의 비상대응력을 확보하기 위해 내년 2월까지 ‘홍수기 비상대응계획 수립 지침’을 마련·배포할 계획이다.

하천관리청은 이를 바탕으로 해마다 3월까지 비상시 인력·장비·자재 동원 계획 등을 담은 비상대응계획을 수립해 환경부에 보고함으로써 비상대응계획의 내실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홍수취약지구 위치 등을 고려해 긴급대응에 필요한 장비·자재 비축을 위한 방재 거점도 내년 5월까지 낙동강 유역에 시범 구축한다.

환경부는 재난안전 대책기간(5월 15일~10월 15일)이 시작되기 전인 해마다 5월 첫째 주를 ‘대한민국 홍수안전주간’으로 지정·운영해 전국 226개 지자체가 함께 홍수대응태세를 총괄 점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홍수특보 발령지점 확대 ▲홍수위험지도 ▲홍수취약지구 ▲하천점용허가 ▲비상대응계획 등의 치수 정책이 실제 현장에서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소속·산하기관을 비롯해 지자체 및 유관기관 등이 상호 소통·협력체계를 점검하고 강화하는 자리도 마련한다.

인공지능 홍수예보체계
인공지능 홍수예보체계

◆ 인명피해 예방 골든타임 확보

댐 건설과 하천 정비 등 홍수방어 기반시설 구축에는 장기간 소요되므로, 기반시설 구축이 완료되기 전이라도 인명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충분한 대응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내년 5월부터 인공지능을 활용해 홍수특보 발령지점을 대폭 확대하는데, 그동안 대하천 위주로 75곳에서 발령했으나 내년부터는 지류·지천을 포함한 223곳으로 대폭 늘린다.

또한 대국민 홍수특보 알림 문자에 개인별로 스마트폰 위치정보(GPS)를 활용해 본인이 침수우려지역 내에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한다.

특보 발령 당시 발령지역 인근이 아닌 다른 지역에 있어 알림 문자를 못 받거나 문자를 받고도 인지하지 못한 운전자가 특보 발령지점 부근에 진입할 경우를 대비해 내년 7월부터 GPS 기반의 차량 내비게이션을 통해 위험지역에 진입했음을 알릴 계획이다.

인공지능 홍수특보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지방하천 수위관측소도 대폭 확대한다. 아울러 소하천 수위(행안부) 등 유관정보을 연계 활용하는 방안도 병행하며 증가된 지방하천 수위관측소들 중 일부는 앞으로 홍수특보 발령 지점으로도 활용한다.

또 전국 4800여 개의 읍면동 중 침수우려가 있는 1654개의 읍면동을 대상으로 극한호우 때 도시의 침수범위를 확인할 수 있는 도시침수지도를 1년 앞당겨 2024년에 구축한다. 

아울러 홍수위험지도 활용사례집을 제작 배포하고, 지자체 방재담당자를 대상으로 교육하는 등 현장의 홍수위험지도(도시침수지도, 하천범람지도) 활용 확대를 유도한다.

한편 치수안전 확보를 위한 이행기반을 강화하고자 홍수대응상황을 총괄 지휘·관리하는 본부로서 물재해종합상황실 운영과, 지류·지천 정비와 댐 건설을 위해 조직 개편도 추진할 방침이다. 

◆ 치수안전 체계 개선 및 홍수특보 강화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일상화된 극한호우로부터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현시점에서 국가 치수정책의 체계를 전면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안전을 위한 정책은 아무리 과해도 지나침이 없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하천 정비, 댐 건설 등 홍수취약지역의 주민안전을 위한 사업을 적기에 이행하고, 내년 홍수기부터는 국민이 쉽고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홍수특보를 개선하는 등 인명피해 최소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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