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규 국가보훈부 충남동부보훈지청 보훈과 주무관

매년 3월이면 신학기의 시작과 더불어 가장 큰 국경일 중 하루가 우리를 맞이한다. 불과 백여 년 전 양력 3월 1일에 시작됐던 조국 독립에 대한 열망은 광복의 날이 다가올 때까지 전국 각지에서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우리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독립정신을 고취 시키며 이어졌다. 이러한 움직임은 곧이어 중국 상하이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수립을 가능하게 만들었고, 그 정통성은 현대 대한민국의 기틀로 자리 잡아 국가 정체성의 가장 깊고 넓은 뿌리로 우리를 지탱해 주고 있다.

국가 통치체제의 근간이라 할 헌법 전문의 첫 문단으로 시선을 옮겨보자.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민국’은 바로 ‘3·1 운동’으로부터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잇고 있다고 가리킨다.
그럼 올해로 105번째 기념일을 맞는 ‘3·1 운동’의 정신을 되새기는 일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그것이 단 한 곳에서, 단 한 번 촉발되는 데서 그친 게 아니라 그 고되고 피폐했던 시대 상황에 굴복하지 않고 굳건히 여기에서 저기로, 오늘에서 내일로 생명력을 가진 채 꾸준하게 요동친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그 소중한 의의를 찾아낼 수 있ᅌᅳᆯ 것이다.

이러한 지점에서, 3·1절이 105번의 해를 넘기는 동안 차곡차곡 쌓아 올려온 보훈 정신의 교훈과 그 무게를 다시금 우리 스스로에게 되새기는 일도 중요할 것이리라 생각된다.

특히나 충남동부보훈지청이 소재한 이곳 천안 지역에는 ‘아우내 독립만세운동’과 관련된 사적지인 ‘아우내 독립만세운동 기념공원’과 ‘아우내 3·1운동독립사적지’가 자리한다. 이곳엔 3·1운동의 초석이자 횃불이라 할 수 있는 유관순 열사를 비롯해 일본 헌병의 무력 진압에 무고하게 희생됐던 천안 지역 순국선열들을 기리고자 세워진 기념비를 비롯한 각종 사료와 조형물이 마련되어, 그날의 뜨거운 정신을 근거리에서 되새길 수 있는 예우와 환대의 공간으로 우리 후손들을 맞이해주고 있다.

민족대표 33인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던 1919년 3월 1일, 경성의 탑골공원으로부터 시작된 만세운동의 강렬한 진동은 그렇게 같은 해 4월 1일(음력 3월 1일), 천안 아우내 장터에서 유관순 열사가 부르짖던 ‘만세’로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한 명 한 명의 유관순 열사들이 외치던 자주독립의 목소리는 곧 대한민국의 얼과 목소리가 되어 1700여 차례에 가까운 크고 작은 만세운동으로 널리 반복되었다고 추산된다. 우리가 일상에서 본받고 깨우칠 수 있는 보훈 정신은, 아우내 장터에서 만세를 부르짖던 유관순 열사의 정신과 더불어 1700여 차례의 만세운동 과정에서 사상을 입거나 투옥된 수많은 지역 시민들과 순국선열들의 용기와 헌신의 자세를 가리키기도 할 것이다.

이번 105번째 3·1절은, 대한민국의 근간과 그 보훈 정신을 일깨워주고 또 우리가 우리의 후손들에게 전승해야 할 ‘3·1 운동’의 정신을 다시금 우리의 일상에서도 일깨울 수 있는 국경일이 됐ᅌᅳ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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